학부모 “표지 말고 바뀐게 뭐냐”
출판사 “잦은 교육과정 개정탓”
“정부서 책값 인상 부채질” 지적 올해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아들을 둔 손모(42·여)씨는 최근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들고 깜짝 놀랐다. 51만원의 등록금 가운데 교과서 값만 10만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고등학교 1학년 교과서 값이 6만∼7만원이었다고 들었는데 올해 너무 오른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처럼 새학기부터 고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최대 2배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교과서 가격 자율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교과서 값이 풀린 고교 선택과목 교과서의 경우 최대 175%까지 올랐다. J출판사의 ‘문학Ⅱ’(옛 문학‘하’) 교과서는 9600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교과서 가격(4000원)에 포함됐던 ‘e-교과서’값 1900원은 별도다. 선택사항인 ‘e-교과서’까지 신청한 고교생은 올해 문학 한 교과서만 지난해보다 175% 오른 1만1500원을 내야 하는 것이다.
선택과목 교과서뿐만이 아니다. 2012학년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의 교과서 값도 지난해에 비해 15∼30% 올랐다.
13개 출판사가 펴낸 영어교과서의 평균 가격은 5169원으로 지난해(4239원)보다 평균 22% 인상됐다. C출판사 영어교과서의 경우 ‘e-교과서’까지 포함해 5330원으로 지난해(4040원)에 비해 31.9% 올랐다. 과학교과서는 28%, 수학교과서는 22%, 국어교과서는 15% 인상됐다.
이처럼 교과서 값이 폭등하면서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에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서울 Y고의 경우 12∼13개 교과서를 사야 하는 인문계 학생이 올해 내야 할 돈은 10만5000원이며, 자연계 학생은 11만7000원이다. 지난해에는 인문계 5만8000원, 자연계 7만6000원이었다.
손씨는 “교과서여서 안 살 수도 없는 데다 학기초 통장에서 수업료와 함께 자동으로 빠져나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 J고 윤모(27·여) 교사는 “판형 등 표지 이외에 작년과 비교해 크게 바뀐 게 없는 것 같은데 교과서 값만 크게 올랐다”며 “전반적으로 각 출판사의 교과서값이 모두 오르다 보니 교과서를 선택해야 하는 학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출판사 측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재질이나 색상 등 품질이 훨씬 향상된 데다 기존 4000원대 가격은 10년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교과부의 잦은 교육과정 개정이 교과서값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송민섭·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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