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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대체 무엇이기에?

입력 : 2010-03-21 16:01:56 수정 : 2010-03-21 16: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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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를 대한불교 조계종 직영사찰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이 21일 안상수 원내대표의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승려직을 걸고 직영사찰 전환을 막겠다고 발언하면서 직영사찰 전환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나오고 있다.

◇직영사찰이란 = 조계종 소속 2천500여 사찰은 규모에 따라 시주금 등 사찰 수입금 중 일정 부분을 총무원에 올려 보내 종단 사업에 사용토록 한다.

사찰 가운데 규모가 크거나 시주금이 많은 곳, 또는 종단 차원에서 특별한 위상을 갖는 사찰은 '직영사찰' 또는 '특별분담금 사찰'로 정해져 종단에 대한 재정분담금이 많다.

직영사찰과 특별분담금사찰은 1994년 조계종단개혁 과정에서 선정된 것으로 현재 직영사찰은 현재 조계사, 선본사, 보문사 등 3개다.

특별분담금사찰은 도선사, 봉은사, 연주암, 석굴암, 낙산사, 봉정암, 내장사, 보리암 등 8개로, 신도수가 많은 대형사찰이거나 특별한 영험과 경관을 자랑하는 기도도량이 대부분이다.

직영사찰은 총무원장이 당연직 주지가 되고, 재산관리인이 사찰 살림을 맡는다. 예를 들어 대외적으로 '조계사 주지'는 실제 조계종법상으로는 '조계사 재산관리인'이다. 직영 사찰 재산관리인은 임기를 보장받지 못한다.

이에 비해 특별분담금사찰은 일반 사찰보다 중앙에 올리는 재정분담금 요율이 높지만, 주지의 4년 임기가 보장되며, 교구본사 관할이다.

직영사찰은 분담금 요율이 별도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면 총무원에 내는 분담금(현재 약 12억원)이 늘 수도 있다. 총무원은 이와 관련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해도 당장 분담금이 늘지는 않을 것이며, 11월까지인 명진스님의 임기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밝힌 바 있다.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추진 과정 = 조계종 총무원은 올들어 직영사찰과 특별분담금사찰을 재선정하는 과정에서 특별분담금사찰이던 서울 봉은사와 도선사 두 곳을 직영사찰로 전환하려고 검토했다.

이후 도선사 측의 반발이 거세자 봉은사만 직영사찰 전환 대상으로 정했으나 봉은사 측으로부터도 거센 반발을 샀다. 총무원은 또 선본사는 직영사찰에서 특별분담금사찰로 전환해 교구 본사인 은해사로 돌려주기로 했다.

총무원은 논란 끝에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안건을 중앙종회(속세의 국회격)에 상정, 지난 11일 중앙종회에서 가결했다. 반면 선본사를 특별분담금사찰로 전환하는 안건은 중앙종회에서 부결돼 선본사는 계속 직영사찰로 남게 됐다.

총무원은 강북의 조계사와 강남의 봉은사를 도심 포교의 거점 벨트로 만들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결국 봉은사만 직영사찰로 새로 전환하게 되자, 봉은사 측은 직영사찰로 전환되면 봉은사가 그동안 자율적으로 시행해오던 재정공개나 신도들의 사찰운영 참여 등이 좌절된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봉은사와 명진스님 = 794년 신라 원성왕 때 창건됐다는 봉은사는 조선시대 보우대사(1509-1565)가 주지를 지낸 곳이자, 서산대사와 사명대사를 배출한 곳으로 승과고시를 치르던 사찰이다. 추사 김정희가 타계 사흘 전에 친필로 '판전'이라는 현판을 쓴 경전보관법당인 판전이 있고, 법정스님이 경내 다래헌에 머무르기도 하는 등 유서가 깊다.

현대에 들어서 봉은사 자리는 강남 한복판이 됐고, 봉은사는 연간 재정규모가 136억원(2010년 기준)으로 국내 단일 사찰 중 최대규모다. 그래서인지 봉은사는 1960-1980년대부터 조계종 이권 다툼의 온상이 됐고, 1988년에는 조직폭력배가 사찰에 난입하는 일도 있었다.

봉은사는 2006년 11월8일 현 주지 명진(60)스님이 취임한 이후 2007년 국내 사찰 중 처음으로 재정을 외부에 공개하는 등 투명한 사찰 경영으로 신도들의 신뢰를 얻었다고 밝혔다.

또 명진스님이 취임 직후 시작한 1천일 기도 등을 통해 도심 속 수행도량으로 거듭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등록신도가 20만명으로 늘었고, 취임당시 80억원대였던 예산규모는 2010년 136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말한다.

명진스님은 고교 졸업 후 해인사로 출가해 성철 스님 밑에서 1년간 수행하다가 군복무 후 1974년 법주사에서 사미계, 1975년 법주사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1986년 해인사 승려대회에서 큰 몫을 했고, 1994년 조계종단 개혁 당시에도 큰 목소리를 내는 등 사회문제와 종단개혁에 깊이 관여한 조계종단의 중진이다.

2005년부터 조계종의 대북창구인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본부장을 맡은 명진스님은 2006년 11월 당시 총무원장 지관스님에 의해 봉은사 주지로 임명된 후 12월5일부터 1천일 동안 산문 밖을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1천일 기도를 시작해 지난해 8월30일 기도를 마쳤다.

명진스님은 기도 중간에 1차례 노무현 대통령 장례일인 지난해 5월29일 산문 밖을 나와 장례식에 참석했으며, 1천일 기도가 끝난 8월30일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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