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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글로벌 금융불안 대처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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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美 정책변화 가능성에 촉각
외국인 자금 이탈 최소화 대비 필요
지난 몇년간 5∼6월에는 어김없이 유로존 위기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올해는 유로존 위기가 비교적 잠잠한 편이다. 대신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안과 함께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경우에 따라 세계 경제나 우리 경제의 ‘상저하고’(上低下高·경기나 주가가 상반기에 침체하다가 하반기에 나아지는 것) 예측을 빗나가게 할 최대 위험요인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출구전략은 미국 경제가 위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정상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또한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때 이른 출구전략이 ‘더블딥’(이중침체)을 야기했던 경험을 교훈 삼아 미국연방준비은행(FRB)의 조심스러운 출구전략이 예상된다. 올해 말 또는 내년에 가서야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 나가는 정도이고 금리인상은 먼 일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투자자금은 벌써 포지션 조정에 나서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이미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겪고 있는 신흥국은 미국의 정책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며 불안에 떨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선회할 때마다 신흥국에 투자된 선진국 자금이 본국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위기를 맞는 나라가 생겨났던 경험 때문이다. 1994년 말 멕시코 위기와 1997∼98년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위기도 당시 미국의 고금리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외환위기에 이어 2008년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규모 이탈로 위기를 겪었던 우리나라는 그동안 대외충격에 대한 내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해왔다. 그 결과 국가신용등급 상승에서 보듯 선진국보다 훨씬 양호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고 있고 대외 건전성도 크게 개선된 상태다. 2008년 9월 말 3651억달러이던 외채가 올해 3월 말 4103억달러로 늘어났지만, 단기외채는 1896억달러에서 1222억달러로 줄어들었다. 글로벌 위기 당시 2397억달러로 단기외채를 다소 넘는 정도였던 외환보유액은 올해 5월 말 3281억달러를 확보하고 있다.

그래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또다시 글로벌 충격이 발생할 때 우리나라로부터의 외국인 자금이탈은 불가피해 보인다. 아직 신흥국 대접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은 규모가 큰 편인 데다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제약이 없다. 북한리스크도 현존한다. 우리나라가 여전히 선진국 금융기관의 현금인출기(ATM)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시기에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최소화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비가 필요하다. 적정 외환보유액의 확보,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및 각 경제주체의 재무위험 등 외국인 자금이탈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여러 거시·미시 건전성을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외화 유출입과 관련된 탄력적인 정책 운영도 필요하다.

그동안 자본 유출입 안정화 3종 세트를 통해 핫머니의 유입을 적절히 통제해 왔다면, 앞으로는 급속한 자본유출에 대응할 수 있는 조치도 준비해야 한다. 최근 몇년간 대거 유입됐던 외국인 채권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시중금리가 단기 급등할 수 있는 만큼 정책당국의 금리안정 노력도 필요하다. 단기적인 금융대응 외에 수출의존적인 경제구조 개선, 저성장 탈피를 위한 성장동력 확충 등과 관련한 설득력 있는 방안을 제시해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출구전략은 언젠가 한 번은 거쳐야 할 과정이다. 다가올 선진국의 금리정책 전환시점에 우리나라가 또다시 국제투자자금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금융시장도 신흥국이 아닌 선진국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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