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여성동원 96억 편취
손모(53·여)씨는 2008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3년 동안 당뇨와 고혈압, 무릎통증으로 18번이나 병원에 입원했다. 장기입원이 필요치 않은 질병이었지만 손씨는 3개 병원을 번갈아가며 입퇴원을 반복하는 수법으로 총 564일 동안이나 병원에 머물렀다. 미리 다수의 보험에 가입한 손씨는 모두 95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경남지역 병원 3곳과 브로커, 보험설계사 등이 짜고 벌인 대규모 보험사기가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경남지역에서 대규모 인원이 연루된 95억원 규모의 대형 보험사기를 적발하고 사법기관에 수사 의뢰했다고 17일 밝혔다. 범행에는 현지 주민 등 모두 1361명이 가담했다.
가담 인원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시 전체 인구의 0.1%가 연루돼 화제가 됐던 지난해 태백시 대규모 보험사건 가담인원 410명의 3배가 넘는다.
보험사기에는 손씨처럼 40∼50대 중년 여성들이 주로 동원됐다. 가담인원 중 40∼50대가 909명(66.8%)이고 여성은 893명(65.6%)이다. 이들은 다수 보험에 집중 가입한 뒤 문제의 병원 3곳에 번갈아 입원하거나 피해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보험금 액수를 높였다. 지난해 태백사건처럼 일가족이 특정 병원에 함께 입원하거나 퇴원하는 사례도 있었다.
해당 병원들은 환자를 소개받을 때마다 1인당 10만∼20만원을 브로커에게 지급하고, 환자는 브로커에게 보험금의 10%를 주는 수법으로 범행이 이뤄졌다. 이런 방법으로 2007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이들이 33개 보험사에서 편취한 보험금은 1인당 700만원으로 모두 95억1500만원에 달한다.
이번 사건에는 피해를 과장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1099명의 가담자는 간염, 당뇨 등 통원 가능한 질병임에도 병원과 병명을 바꿔가며 평균 64일 동안 입원해 보험금을 늘렸다. 서울, 부산, 경기 등에 살면서도 아무런 연고가 없는 문제의 병원들에 입원한 경우도 116명이나 됐다. 176명은 일가족끼리 평균 2회, 총 33일 동안 같은 병원에 동시에 입원했다. 보험설계사 31명은 입원 상태에서 회사에 출근하거나 보험계약을 모집하다가 덜미가 잡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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