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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고 부호 숨진채 발견…자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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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67)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인근 대저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베레조프스키는 한때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에 오르기도 했지만 지난 1월 영국 법원은 그가 남아 있는 부채를 갚을 수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할만큼 추락하고 말았다.

영국 경찰은 25일 베레조프스키가 자신의 집 욕실에서 목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부검 소견을 발표했다. 경찰은 또 베레조프스키가 사망 당시 격렬한 저항을 했다는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베레조프스키는 여러 차례 암살 시도를 모면했으며 1994년에는 모스크바에서 차량 폭발로 그의 운전사가 사망했다. 이로 인해 베레조프스키의 사망 원인이 타살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자살인지 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베레조프스키가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잃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그가 부를 축적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수학자 출신의 베레조프스키는 지난 1990년대 소련 붕괴 이후 국유자산의 민영화 과정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이 시대의 러시아는 극심한 인플레이션, 청부 살인, 만연한 부패 등으로 얼룩졌다.

이 혼란의 시기에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들은 폭력조직이나 고위 관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헐값에 국유자산을 넘겨 받았다. 옛 소련 시절 자동차 딜러로 사업에 성공한 베레조프스키는 항공과 자원 분야 기업은 물론 방송사 등 언론까지 소유하며 러시아 '올리가르히의 원조'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베레조프스키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 집권 당시 그의 측근을 통해 정치자금을 제공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997년 베레조프스키의 재산을 30억 달러로 추산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작가인 폴 클레니코프는 "러시아가 혼돈의 시기에 빠질 때 이익을 본 사람은 거의 없다"며 베레조프스키를 '크렘린의 대부'로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옐친의 후임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정치적인 필요성에 의해 올리가르히 척결 과정에 돌입한다.

베레조프스키가 얼마나 많은 부를 축적했으며 얼마나 많은 자산을 망명국인 영국으로 갖고 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확실한 것은 1998년 발생한 러시아 재정위기와 푸틴 집권 이후 이어진 정치적인 망명은 그의 재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영국으로 망명한 이후 그의 재산이 수억 달러로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의 또 다른 재벌로 한때 베레조프스키와 사업 파트너이자 친구였던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법정에서 그가 영국으로 망명할 당시 그의 재산은 10억 달러로 감소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베레조프스키는 궁지에 몰렸지만 그는 이런 모습을 노출시키지 않았다. 베레조프스키가 런던에서 마이바흐 리무진을 타고 다니거나 런던 하이드 파크 주변의 특별호텔에서 사업계약을 맺는 장면이 목격자들에 의해 포착됐기 때문이다. 베레조프스키는 망명 이후 어려움을 겪었지만 영국과 프랑스, 카리브해 국가에 대주택을 소유하고 많은 현금을 들고 다니는 등 사업이 번창할 때의 소비 패턴을 이어갔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법정 소송 등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특히 베레조프스키는 첼시의 구단주이기도 한 아브라모비치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하면서 부채 청산조차 힘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레조프스키는 법정 소송 과정에서 높은 변호인 비용 때문에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수임료 지급 문제 때문에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고가의 미술품과 1927년산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팔고 런던 시내의 사무실도 폐쇄했다. 일부에서는 베레조프스키가 소송 패소의 충격으로 자살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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