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단이 노래” 절충안 내놔
시민단체 반발… 반쪽행사 우려 국가보훈처가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 본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공식 식순에 포함하라는 광주지역 단체 등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대신 본행사 때 합창단이 이 곡을 합창하도록 했다.
보훈처의 한 관계자는 16일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기념행사의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고, 일부 노동·진보단체에서 ‘민중의례’ 때 애국가 대신 불리는 노래”라면서 “정부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일어나 주먹을 쥐고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 등이 제기돼 ‘제창’의 형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5·18 기념식이 2003년 정부 행사로 승격된 이후 2008년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은 본행사 때 공식 제창됐으나 2009년과 2010년에는 본행사에서 빠지고 식전 행사 때 합창단이 공연했다. 2011년과 지난해엔 본행사 때 합창단이 이 노래를 불렀다.
보훈처 관계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그동안 5·18 기념행사에서 꾸준히 불렸다는 점과 5·18 관련 단체와 광주시민들의 의견을 존중해 합창단이 부르고 참석자 중 원하는 사람은 따라 부를 수 있는 절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국가보훈처의 이 같은 결정에 5·18 민중항쟁 33주년 기념행사위원회와 관련 3단체(5·18구속부상자회, 부상자회, 유족회)는 기념식 불참을 선언하며 강력 반발, 5·18 기념식이 반쪽 행사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광주·전남진보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식 제창 공식화와 공식 기념곡 지정, 박승춘 보훈처장 사퇴 등을 촉구하는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기념식 당일에도 농성과 침묵시위, 100만 서명운동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보훈처는 올해 5·18 기념식이 끝나면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지정할지 아니면 새로운 기념곡을 제작할지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박병진 선임기자, 광주=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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