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내정 발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우리금융 모든 직원이 민영화를 바라는데, 회장으로서 제 임기가 걸림돌이 된다면 임기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회장직을 버릴 용의가 있다"며 민영화를 조건으로 한 용퇴 의사를 거듭 피력했다.
앞서 이 내정자는 연합뉴스에 민영화가 완료되면 우리금융 회장직은 물론 우리은행장 자리에서도 미련없이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내부 출신으로서 (합병 등에 반대할) 노조와의 관계를 원만히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행장을 그만두면 행장을 뽑기 위한 공백 기간이 생긴다"면서 "민영화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은행장이 중요한 시기에 공백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회장과 행장을 겸임했던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 시절 고위험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본 게 '제동장치 없는 권한 집중 탓 아니냐'는 지적에 "민영화를 위해 (겸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민영화 결과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의 회수를 극대화하려면 계열사 간 상승효과를 높이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해 기업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며 "그룹의 가치를 높이는 차원에서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는 게 훨씬 낫다"고도 했다.
우리금융의 바람직한 민영화 방안과 관련한 질문에는 "다들 만족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금융당국의) 민영화 태스크포스(TF)에서 나올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세간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합병 방식에 대해선 "합병이 민영화의 방안이 될 수는 있지만, 유일한 방법이라고 보지도 않는다"는 견해를 보였다.
정부와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 내정자가 민영화가 달성되면 회장과 행장직을 언제든 그만두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인 데다 내부 출신으로서 조직을 손쉽게 장악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회추위 관계자는 "민영화 과정에서 불거질 회장의 중도 퇴임이나 노조와의 갈등 등을 고려해 회장 후보를 공모할 때부터 내부 출신에 좀 더 비중을 뒀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외부 출신의 회장이 취임하면 '자리 욕심'에 정부의 민영화 추진에 훼방을 놓거나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려고 버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 내정자는 "계열사는 계열사 CEO의 지휘·책임 아래 경영하는 게 맞다. 지주사 회장이 일일이 간섭하거나 지배할 이유가 없다"며 '계열사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금융지주사 회장에 '제왕적 권한'이 집중되는 데 대한 금융당국의 부정적 시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저금리 장기화로) NIM(순이자마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제대로 하려면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며 "현재 8~9%인 해외 비중이 15%까지는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24일 회의를 열어 이 내정자의 회장 선임에 대한 안건을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임시 주총은 이로부터 3주일 뒤인 다음 달 1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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