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4년 전 1기 정권 출범 때 북핵 문제와 관련, ‘과감한 접근’을 강조했다가 북한의 잇단 도발에 맞닥뜨린 뒤에는 ‘전략적 인내’로 방향을 선회했다. 당장 올 초만 해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북한과 ‘2·29합의’를 체결하며 유화적 접근을 시도했으나 4월 북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낭패감을 맛봐야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대선유세 과정에서 대북 강경노선의 틀을 유지했다. 롬니 공화당 후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2기 행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당분간은 지난 4월 이후 형성된 ‘대북 제재와 고강도 압박’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상황은 한국의 대선에서 어떤 정권이 탄생하느냐와 맞물려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유력 대선후보들이 내세우는 대북정책은 각론에서 차이를 보이나 큰 틀에선 현 정부보다 유연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새 정부 출범 후 오바마정부 간 불협화음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야권 후보의 당선 시 지난 노무현정부와 부시정부 때의 불화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美대선 관전행사 참석한 성김 대사 성김 주한 미대사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주한 미대사관이 개최한 미국 대통령 선거 관전행사에서 참석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오바마 재선은 미국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오바마정부가 자국 경제성장과 고용 창출을 위해 급격한 보호주의로 기울 공산도 없지 않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의 재선으로 정책이 연속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줄었다”며 “다만 통상 등에 있어서는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진·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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