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새 패러다임… 일자리 늘린다

내수+수출 ‘쌍끌이 경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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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한국경제를 이끌 ‘박근혜호’의 출항이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대한민국이지만 새정부가 당면한 난관은 한둘이 아니다. 먼저 추락하는 경제성장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유럽 국가의 재정난과 세계 경기 둔화로 당장 임기 첫해부터 성장률이 뚝 떨어질 처지다. 성장이 뒷걸음질하면 박 당선인이 강조한 일자리와 복지 확충은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가계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 하우스푸어의 절규가 커지는 상황이다. 새 선장을 맞은 박 당선인이 정부와 국민의 총력과 지혜를 모아 헤쳐나가야 할 과제다.

1. 경제성장과 일자리정책


박 당선인은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를 이끌 성장정책으로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한마디로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경제운영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정책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6.3%에서 올해 2%대로 주저앉고 있다.

박 당선인은 이런 현실을 감안해 첨단 정보기술(IT)과 과학기술을 모든 산업에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내수 산업을 활성화해 수출 주도형 산업에서 내수와 수출의 ‘쌍끌이 경제’로 전환한다는 복안이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과학기술 관련 정부 연구개발(R&D)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선인은 국가 R&D를 2017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박 당선인의 경기 활성화 대책은 이명박 정부와 비교해 먼 안목을 강조한다. 인위적인 단기 부양에 눈을 돌리기보다는 근본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747(7% 성장·소득 4만달러·세계 7대 경제강국) 공약과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잠재 성장률을 4%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박 당선인의 일자리 정책은 좋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고, 지금 있는 일자리를 지키며,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끌어올리기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정부와 대기업이 공동기금을 조성해 ‘창업기획사’를 설립하고 청년들의 창업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스펙초월청년취업센터’를 도입해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청년인재를 뽑을 방침이다. 사내하도급·원청업체 근로자 간 차별 금지와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안정, 정년 60세 연장 등도 공약에 담았다.

2. 국가 부채

국가부채를 잡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박 당선인의 해법은 정부지출 효율 극대화와 세수 확대다. 박 당선인은 증세를 지양하면서도 연간 27조원씩 5년 동안 135조원에 이르는 복지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예산 절감과 세출 구조조정(71조원), 복지행정 개혁(10조6000억원), 세제 개편(48조원), 기타 재정 수입 확대(5조원) 등 재원 마련을 위한 항목별 수입·지출표도 공개했다.

세수 확충을 위한 박 당선인의 세제개편은 금융·사업소득 과세 강화와 비과세·감면 제도의 정비에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상장주식을 양도할 때 생긴 차익에 과세하는 대상인 대주주의 범위를 늘리기로 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세청의 금융정보 활용 범위를 넓히고, 조세회피가 잦은 사업소득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주로 부자들의 세금 탈루 방지로 세수를 늘리는 방안을 공약했다.

감면 제도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소득공제 중심에서 소득 수준에 따른 불공평성을 줄이는 세액공제 방식으로 점차 전환하기로 했다. 낭비성 예산을 줄이고, 지하경제 양성화로 세금 탈루를 막기 위한 정책도 시도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식료품 등의 가격이 올라 서민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3.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박 당선인의 가계대출 문제 해결 핵심 공약은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 조성이다. 기존의 신용회복기금과 부실채권정리기금 등으로 1조8000억원을 만든 뒤 이를 바탕으로 10배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 기금으로 개인 연체 채권을 구입해 최대 50%(기초생활수급자는 70%)까지 빚을 탕감해준다는 계획이다.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가지고 있는 다중채무자에게는 1인당 1000만원 한도 내에서 저금리 장기상환 대출로 전환한다.

하우스푸어를 위한 대책으로는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를 내놨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공공금융기관이 하우스푸어의 주택 지분 일부를 매입해 이를 담보로 자산담보부증권(ABS)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이다. 투자자에 대한 이자는 공공기관이 하우스푸어로부터 임차료를 받아 지급한다. 아울러 60세 이상인 주택연금 가입 연령을 50대로 낮추는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를 통해 은퇴한 하우스푸어의 부채상환부담을 덜어준다는 방침이다.

4. 부동산 활성화와 서민 주거안정

부동산 전문가들은 박 당선인이 단기간에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장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대책을 펼 것으로 내다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7년말 대비 올해 12월20일 현재 아파트값 변동률은 전국 평균 0.7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박 당선인은 공약으로 올 연말까지 종료되는 취득세 감면 연장을 약속했다. 부동산 업계는 박 당선인이 분양가 상한제와 다주택 양도세 중과세 등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중론도 나온다. 박 당선인이 내세운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와 20만호 행복주택 프로젝트 공약은 서민복지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시장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박 당선인 공약들이 전반적으로 선명성이 떨어져 인수위원회 등을 거쳐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확정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5. 경제민주화

“정부 역할은 손톱 밑에 박힌 가시를 빼주는 것이다.”(박근혜 당선인, 지난 8월30일 중소기업인 간담회 발언)

중소기업인들은 박 당선인의 핵심공약인 경제민주화의 개념이 문재인 후보 진영에 비해 강도는 약하지만 현실성은 오히려 높다고 보고 있다. 박 당선인의 핵심 경제민주화 공약은 ▲불공정행위 징벌적 손해배상·집단소송제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사인(私人)의 금지청구제도 ▲중대 경제범죄자 집행유예 금지·사면권 제한 ▲부당내부거래 이익 환수 등이다. 공정거래 질서에 방해가 되는 ‘가시’를 빼주겠다는 것이다.

경제민주화 철학을 기반으로 한 박 당선인의 중소기업 정책은 자율조정 촉진과 사후규제 강화라는 온건 드라이브 방식으로 구현될 것 같다. 박 당선인은 대형 유통업체의 사전 입점 예고제 도입,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실효성 제고 등 점진적 제도 개선의 공약을 주로 제시했다. 이밖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사업 조정제 강화 등으로 사후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박찬준·신진호·이천종·김유나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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