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서울에서 48.2%를 득표해 문 후보(51.4%)에게 조금 뒤졌다. 20만표가량이다. 하지만 인천과 경기의 선택은 달랐다. 인천에서는 51.48%, 경기에선 50.43%의 표가 박 당선인에게 몰렸다. 두 곳에서 14만여표 차의 신승을 이끌어 냈다. 이로써 1500만표가량을 두고 벌인 수도권 싸움에서 두 사람의 표차는 6만표 정도에 불과했다. 투표일 전 박 당선인이 ‘45대 55’ 정도로 수도권에서 열세라는 관측을 뒤엎은 것이다. 4월 19대 총선에서 수도권 112개 지역구 중 새누리당이 43석만을 챙긴 점을 감안하면 굉장한 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수도권은 지역논리에 좌우되지 않고 중도층이 밀집돼 민생 현안에 관심이 높다. 박 당선인이 야권 단일화, 정권교체 주장에 맞서 국민대통합론, 민생대통령론, 중산층 복원 등을 강조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지방과 수도권을 오가는 ‘셔틀 유세’로 수도권에 상당히 공들인 점도 효과를 봤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지난 총선 결과를 염두에 두면 대선 승부는 사실상 박 당선인의 승리”고 분석했다.
인천·경기에서 박 당선인의 승리는 지역 내 보수성향을 자극하는 소재들도 기여했다. 대선을 앞두고 터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북한과 인접한 경기 북부 지역, 인천의 옹진군, 강화 등의 보수층을 결집했고, 박 당선인은 이곳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60%대 득표율을 기록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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