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프로보(Provo) '무장단체 이름' 논란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 전시장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기아자동차 콘셉트카 ‘프로보(Provo, 개발명 KED-9)’가 유럽 무장단체 명칭과 같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아차가 “완성차도 아닌 콘셉트카 이름일뿐”이라며 “영국이나 아일랜드에서는 브로보라는 이름으로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가라앉았다.

6일 AP와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5일(현지시각) 시작한 ‘2013 제네바모터쇼’에 ‘도발적인’, ‘진취적인’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Provocative’에서 따온 프로보라는 콘셉트카를 선보였으나 해당 명칭이 테러단체를 연상시키다며 영국과 아일랜드의 반감을 샀다.

외신에 따르면 프로보는 북아일랜드를 오랫동안 전쟁으로 몰아넣은 무장단체인 ‘아일랜드공화국군(IRA) 급진파’ 명칭과 같다는 주장이 제기됏다. 이 IRA 급진파도 프로보라고 불리는데, 북아일랜드의 독립을 주장하며 1970∼1997년 영국군과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1800명 가량이 사망한 탓에 영국과 아일랜드에선 프로보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보가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되자 영국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IRA 급진파를 떠올리는 프로보를 기아차의 컨셉트카 이름으로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때아닌 이름논란에 적잖이 당황한 기아차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한다. 기아차는 성명을 통해 ‘프로보는 제네바모터쇼에 출시하려고 만든 컨셉트카이고 영어의 ‘Provocative’를 상징하려다가 만들어진 명칭’이라고 해명했다. 기아차는 또 영국 또는 아일랜드 시장에서 프로보라는 이름의 승용차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북아일랜드 출신인 그레고리 캠프벨 의원은 “이번 일은 기아차의 실수로 받아들이며 기아차가 후속 조치를 통해 IRA 급진파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기아차는 유럽디자인센터와 남양연구소에서 개발한 ‘프로보’는 ‘고성능 고급 소형차’를 제품 콘셉트로 한 3도어 해치백으로 기아차 특유의 젊은 감각과 역동적인 디자인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고 밝혔다. 전장 3885mm, 전폭 1776mm, 전고 1343mm의 크기에, 1.6 터보 GDi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7속 더블클러치 변속기(Double Clutch Transmission, DCT)를 탑재해 최고출력 251마력의 성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이름 논란이 황당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향후 영국과 아일랜드 시장 확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기아차의 향후 대응에 따라서 사실상 ‘노이즈마케팅’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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