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현실… 세상 향해 희망을 부르짖다

봄 문단 신작 두 장편소설
주원규 '너머의 세상' …최지운 ‘옥수동 타이거스’

솔직히 ‘희망’을 말하는 게 겸연쩍을 때가 많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크게 떠드는 이들을 보면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눈앞이 캄캄해진 경험을 당신은 해본 적이나 있느냐”고 되묻고 싶어진다. 이처럼 희망을 갖기 힘든 시대에 희망을 노래하는 게 문학의 소명이라면? 여기 소년처럼 해맑게 웃으며 세상을 향해 희망을 부르짖는 두 젊은 소설가가 있다. 선거 때마다 정치인한테 그렇게 속아줬는데, 이번에도 한 번 속는 셈치고 작가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목사 겸 소설가인 주원규(38)씨의 새 장편 ‘너머의 세상’(새움)은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을 독자 앞으로 불러낸다. 하루 아침에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된 아빠, 부잣집에 간병인으로 출근하는 엄마, 비정규직보다 못한 용역업체 직원인 딸 세영, ‘가난한 집 자식’이란 이유로 동급생들의 따돌림을 받는 아들 우빈…. 더 나아질 게 없으니 아예 최악을 꿈꾼다. “차라리 전쟁이나 났으면 좋겠어”, “이 세상이 무너져 버렸으면” 등의 말을 예사롭게 내뱉는다.

주원규
작가는 이들이 위태롭게 발을 붙이고 서 있는 땅마저 무너뜨린다. ‘서울 한복판에 일어난 진도 9.0의 지진’이란 과감한 설정이 돋보인다. 가뜩이나 희망이 없었던 이들의 삶은 대재앙의 와중에 밑바닥까지 추락한다.

늘 그렇듯이 위기는 또한 ‘단결’의 계기다. 콩가루 같았던 세영과 우빈네 가족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새삼 ‘살아 있기만 해도 고맙다’는 말의 참뜻을 깨닫는다.

“내일, 우리 가족 모두가 모일 것이다. 모여서 서로가 살아 있음을, 살아 있는 것 자체를 기뻐할 것이다. 더 이상 미워하지도, 원망하지도, 아파하지도 않을 것이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 살아 있는 가족을 보는 것만으로, 말을 섞는 것만으로도 기뻐할 것이다. 그게 가족이니까.”

최지운
최지운(34)씨의 첫 장편소설 ‘옥수동 타이거스’(민음사)는 희망 없는 현실을 그리기 위해 지진처럼 큰 소재를 활용하진 않는다. 서울 어느 재개발지역에 자리한 공업고등학교가 없어질 위기에 놓인다. 공고를 일종의 ‘혐오시설’로 여기는 부자 동네 사람들의 압력 탓이다. 평소 성적보다 주먹으로 경쟁하던 ‘껄렁한’ 패거리들이 폐교를 막기 위해 한데 뭉친다. 공고 존속을 공약으로 내건 교육감 후보가 낙선하는 등 주변 여건은 갈수록 나빠지지만 학생들은 ‘학교를 지킬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최씨 소설은 제1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이다. 심사를 맡은 은희경·박성원 소설가와 장은수 문학평론가는 “뻔한 소재를 새롭게 전달하는 게 좋은 소설이라면 최씨 작품이야말로 좋은 소설”이라며 “재미뿐만 아니라 소설이 갖춰야 할 사회성이란 덕목까지 충족시켰다”고 호평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소금을 마약으로 오해한 경찰···억울한 옥살이한 남성
  • 소금을 마약으로 오해한 경찰 때문에 호주의 한 남성이 무려 4개월이나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연이 알려졌다.호주 프레이저코스트크로니클에 따르면 퀸즐랜드주 메리버로에 사는 한 남성이 올해초 경찰의 차량검문에 적발됐다. 차 안에 흰색 물질이 보..
  • 이시영 이어 개리까지···성관계 동영상 루머 충격
  • 리쌍 개리(본명 강희건37)가 성관계 동영상 루머에 휩싸여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여배우 이시영 또한 근거 없는 증권가 정보지(일명찌라시)의 희생양이 된 바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개리 소속사 리쌍컴퍼니는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한 메..
  • 민효린, 뻥 뚫린 티셔츠···파격 노출 화제
  • 배우 민효린이 파격적인 노출 화보로 네티즌의 시선을 끌었다.민효린은 31일 인스타그램에리복 클래식, 퓨리 라이트라는 글과 함께 매거진 바자 화보를게재했다. 사진 속 민효린은 가슴과 배 부위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티셔츠에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
  • 추신수 1안타·1득점···선발 34경기 모두 출루
  •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가 6경기 안타를 치고 후반기 선발로 출전한 전 경기에서 출루하는 기록을 이어갔다.추신수는 3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2번 타..
  • 배상문, 미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서 공동 6위
  • 배상문(29)이 미PGA투어 대회에서 공동 6위의 성적을 남겼다. 이번시즌을 끝내고 군입대를 위해 귀국하는 배상문은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에디슨의 플레인필드 컨트리클럽(파707012야드)에서 열린 미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바클레이스 4라운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