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뉴스와 시그널 음악

급박한 뉴스·클래식 절묘한 조화
모든 건 변하지만 음악은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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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더 이상 뉴스를 방송과 신문을 통해서만 얻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인터넷에, 스마트폰에, 많은 TV 채널을 통해 뉴스정보는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고 여기저기에서 뉴스가 마치 토크쇼처럼 웃고 떠들며 보도되고 있다. 처음에는 이런 지나친 자유스러움이 뉴스의 시사성에 흠집을 내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기도 했다.

박은희 피아니스트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런 토크쇼 같은 뉴스 프로그램에 중독돼버린 나를 발견한다. 명쾌하고 편하고 거침없는 입담에 통쾌함마저 든다. 우리가 언제 이렇게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정치·경제·사회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파헤치고 논했던가. 물론 때로는 짜인 각본 속에 객석의 청중과 대담자가 대담 아닌 대담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제법 신랄한 토론의 장이 열리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공감하고 함께할 수 있는 토론의 장으로 조금 부족한 면이 많았다.

그런데 대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온 정치적 이슈에 따른 이야깃거리가 뉴스를 일률적인 모노톤과 웅변적인 어휘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이를 계기로 뉴스가 점차 변화되고 있는 것 같다. 직선적이면서 신랄하고 게다가 재미까지 더해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뉴스를 교육적이면서도 이해를 돕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본다. 앵커끼리의 자연스런 대화 속에 토론자와의 대담 형식은 우리 같은 비정치적인 사람에게 친절한 교육방송으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뉴스가 지닌 속도감과 박진감, 순발력과 진지함을 잃지 않은 뉴스 프로그램에 한해서 말이다.

어느 날 느닷없이 뉴스 속에서 유명 오페라 아리아가 나오면서 클래식 음악이 뚜렷한 상징성을 가지고 내게 들려졌다. 이제껏 뉴스 속에서 사용된 클래식 음악은 위엄 있고 장려한 바그너나 리스트의 곡과 박진감 있는 드럼의 반복적 리듬을 사용한 시그널 음악이 전부였다. 그런데 갑작스런 성악곡이 그것도 복수에 가득 차서 부르는 고음의 콜로라투라의 음성으로 뽑아내는 아리아가 남녀 앵커의 속도 빠른 멘트와 함께 보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뉴스에서 이런 색다른 성악곡이 나올 때 사람들은 아리아 자체가 지닌 가사 내용보다 아름다운 선율에 더 매혹되면서 뉴스 자체에 부드러운 인상을 가지게 된다. 예전엔 뉴스를 알리는 시그널 음악이 흐르면 가족이 하나 둘 TV 앞에 모이고 누가 뭐랄 것도 없이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그날의 뉴스에 집중했다. 뉴스도 뉴스지만 사실 시그널 음악이 우리 모두를 모으는 힘을 지닌 것이다.

영화 속에 삽입된 클래식 음악은 영화와 더불어 하나가 되고 드라마 속 음악 역시 그 드라마를 상기시키는 매개로 자리 잡는다. 모든 예술 속에서 음악이 이토록 큰 자리를 차지하는데 뉴스 현장을 알리는 시그널 음악에 클래식 음악을 삽입했다는 것 자체가 크게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 뉴스의 홍수 속에서 클래식 음악이 보조 역할을 맡아 앵커의 시선을 한결 부드럽게 만들어 뉴스 시청자가 하루의 피로를 풀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글로벌 세계 속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하는 수평적 사건을 다루는 뉴스와 수천년의 수직적인 역사를 겹겹이 간직하고 있는 클래식 음악의 만남이 21세기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 서로 화합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발견했다고 해야 할까. 모든 것은 변하고 흘러가는 것이라지만 영원불멸의 유명 오페라 아리아는 늘 우리 곁에 있었던 것이다. 마치 삶 속에 늘 있어 온 오늘의 뉴스처럼. 갑자기 어느 광고 문구가 생각난다. “세상 참, 좋아졌다.”

박은희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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