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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비난한 4성장군 즉각 경질
美, 군에 대한 문민통제 원칙 ‘확고’
국방문민화는 근대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인 ‘군에 대한 문민통제(civilian control)’에 바탕을 두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0년 6월23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 스탠리 매크리스털 대장을 전격 경질한 것은 군에 대한 문민통제가 발동된 대표적 사례다.

카르메 차콘 스페인 국방장관
대중잡지 ‘롤링스톤’에 매크리스털 사령관이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 안보팀을 비난한 내용이 보도된 당일, 일사천리로 결정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질 이유로 “미국 민주주의의 핵심에 해당하는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선거로 뽑힌 대통령이 군 최고통수권자 역할을 하는 것이 군에 대한 문민 리더십의 핵심인데 매크리스털 사령관이 이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것이다.

군의 견해도 다르지 않았다. 마이크 멀린 당시 미 합참의장도 “문민통제는 미국의 근본 원칙이고, 군복을 입은 자는 문민 지도자의 능력을 의심하거나 조롱·험담할 권리가 없다”고 일갈했다.

미국의 국방문민화는 대통령의 군 통수권 이외에 국방부의 인력 구성 자체에서도 드러난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 펜타곤 근무자 가운데 현역 군인 숫자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공무원 가운데 국방분야만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있고 기초업무부터 차근차근 익혀 전문성을 쌓아간다”고 말했다.

군 출신이 국방부 장관에 임명되는 사례도 극히 드물었다.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었던 조지 마셜 장군이 유일한 군인 출신 국방장관이다. 제럴드 포드 행정부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두 번씩이나 국방장관을 역임한 도널드 럼즈펠드도 경력을 쌓은 분야는 정계와 재계였다.

고야케 전 日방위장관
전쟁의 참화를 겪었던 유럽에서도 여성 국방장관이 심심치 않게 등장할 정도로 국방부와 군은 분리돼 있다. 정치체제가 의원내각제라서 국회의원이 장관을 겸하기는 하지만 군 경력이 전혀 없는 여성이 군대를 이끄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남미에서도 여성이 국방장관으로 자주 발탁된다.

일본에서도 여성 국방장관(방위성 장관)이 탄생한 적이 있다. 2007년에 5선 의원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는 보수적 성향인 자민당 정권에서 방위성 장관으로 발탁됐다.

군 소식통은 “국방부도 하나의 행정부처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 같은 모습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며 “한국 사례가 오히려 이례적인 셈”이라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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