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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20> 육군 항공전력 ③ ‘CH-47 치누크’ 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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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2-24 20:07:23 수정 : 2013-12-24 21: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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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기동성… 병력·물자 수송 ‘척척’
3700마력짜리 엔진 2개 장착
재난 지원·조종사 구조 등 활약
‘일본이 침몰한다’는 줄거리로 상영 당시 화제를 모은 영화 ‘일본침몰’(2006)은 대규모 자연재해에 직면한 사람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낸 작품이다. 남자 주인공이 일본을 구하기 위해 연인과 마지막 이별을 마치고 헬기에 올라 태평양을 향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이때 남자 주인공이 탄 헬기가 바로 자위대 소속 ‘CH-47 치누크(Chinook)’다.

앞뒤로 돌아가는 커다란 3엽 로터를 가진 치누크는 큰 동체와 3700마력짜리 엔진 2개 덕분에 많은 병력과 물자, 심지어 지프 같은 차량도 최대 500㎞까지 수송할 수 있다. 155㎜포를 동체 아래에 매달고도 포탄과 포병들을 추가로 태울 수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자주포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다.

치누크는 사실 50세가 넘은 ‘노장’이다. 미국의 보잉이 개발해 1961년 첫 비행을 한 이래로 베트남전 등 미국이 참가한 대부분의 전쟁에 참가했다. 특히 해발고도가 높고 모래먼지가 많아 ‘헬기들의 지옥’이라 불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해 미군의 손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국·아르헨티나 사이에 벌어진 포클랜드 전쟁은 물론 인도네시아 쓰나미, 동일본 대지진 같은 재난 현장에도 투입돼 임무를 수행했다. 지금도 16개국에서 800여대가 운영 중이다.

수많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치누크는 지난 50여년 동안 진화를 거듭했다. 베트남전에 투입된 A형을 시작으로 현재 널리 쓰이는 D형은 엔진 출력이 2배로 강화됐고 전자장비도 보강됐다. 2006년에 등장한 F형은 부품과 시스템 성능을 높이고 운영유지비를 낮추는 데 중점을 뒀다. 이외에 특수작전용인 MH-47, 조종사 수색구출용인 HH-47 등 특수목적으로 개조된 치누크들이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군은 1987년 6대를 시작으로 3차에 걸쳐 24대를 도입했다. 이 중 1991년에 들어온 3차 도입분에는 공군의 조종사 구출임무(CSAR)용 HH-47D가 포함됐다. 1998년에는 대북 장거리 침투를 위해 항속거리가 대폭 확장된 CH-47D LR(Long Range) 6대가 추가 도입됐다. 2001년 5월에는 서울 올림픽대교 조형물 설치작업 도중 추락해 1대를 잃기도 했다.

한국군의 치누크는 공군 소속 기체를 제외하면 육군의 항공작전사령부에 소속돼 있다. 평시에는 훈련, 재난 구조 등에 투입되며, 전시에는 적 후방을 차단하는 공중강습 임무를 수행한다. UH-60P 블랙호크(Black Hawk) 같은 중형 수송헬기보다 더 무거운 차량과 중장비를 옮길 수 있어 공중강습부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박수찬 세계닷컴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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