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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370Z로 살펴본 45년 닛산 스포츠카 역사

입력 : 2014-02-14 12:02:30 수정 : 2014-02-14 12: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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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빨간색에 눈에 띄는 겉모습을 가진 차. 닛산 370Z에 올라탔다. 구성은 단출하고 달리기는 강렬하다. 스포츠카의 정석을 따랐다고 어디선가 본 듯 한데 일본차에 대한 인식은 ‘내구성’ 이외에는 특별히 남아있지 않다. 그래도 일단 달렸다. 한적한 카페까지 달려가 노트북을 폈다. 생소한 이 차 370Z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다.

▶ 한국닛산에서 판매하는 Z카의 최신라인업 370Z.
▲ 45년 역사의 정통 스포츠카

일본이 자동차 생산의 선진국이란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다양할 줄은 몰랐다. 이 차. 닛산 370Z의 뿌리를 찾아 올라가니 무려 45년의 역사가 펼쳐진다. 더 올라가면 2차 세계대전의 역사와 맞물리니 너무나 복잡하다. 일본차 브랜드 어느 하나라도 전쟁과 침략의 역사적 책임 앞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오늘은 차 얘기다.

전쟁 직후 냉전시대가 이어지던 1960년대. 미국에는 스포츠카 열풍이 불고 있었다. 커다란 엔진과 뒷좌석에 욕조라도 싣고 다닐듯한 큰 차 말고 영국의 재규어, 독일의 포르쉐 같은 작고 세련된 스포츠카가 인기였다. 전쟁통에 유럽에 머물렀던 미국 젊은이들은 유럽산 스포츠카에 매료됐고 미국에 돌아와서도 이런 차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그래서 쉐보레는 콜벳을 만들었듯 미국차 역시 새로운 스포츠카에 눈을 돌리게 된다.

1970년대 이른바 ‘석유파동’이 일어나기 전까지 날렵하고 강렬한 달리기 성능을 자랑하는 스포츠카는 미국의 인기 차종이었다. 이제 막 수출을 시작한 일본차 브랜드에서도 탐내는 아이템이었으니 당연하게도 미국 소비자를 공략할 스포츠카가 필요했다.
▶ 닛산(Datsun) 240Z. /사진=wikipedia.org
이즈음 미국 시장을 두드린 닛산의 스포츠카 240Z(당시엔 Datsun 브랜드로 판매됐다)는 ‘Z카’라는 별명과 함께 인기를 끌었다. 닛산의 스포츠카 스타일링 스튜디오의 수장 요시히코 마쓰오의 팀이 디자인한 세련된 모양으로 관심을 끌었고 네 바퀴에 독립적인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앞바퀴에는 디스크브레이크, 뒷바퀴에는 드럼 브레이크를 달았다. 2인승 쿠페인 이 차는 당시 미국시장에서 경쟁하던 재규어, 포르쉐, BMW와 같은 유럽산 스포츠카에 비해 가격도 저렴했다. 1973년에는 WRC에도 출전하며 닛산의 미국 수출길을 열어줬다.

▲ Z카로 이어지며 350Z, 370Z까지 탄생해

미국인들은 이 차를 ‘Z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닛산은 1996년 300ZX 모델을 출시하면서 1960년대부터 이어진 Z카의 역사를 이어갔다. 1999년에는 240Z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움직임으로 ‘240Z 컨셉’을 만들었고 2002년 지금의 모습과 동일한 350Z가 등장하면서 닛산 스포츠카의 역사가 이어진다.
▶ 240Z 컨셉.
닛산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이른바 ‘Z카’는 일본에서는 ‘페어레이디 Z’로 판매했고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는 프라모델, 모형카 등이 완구로 제작되기도 했다.

350Z의 라인업도 화려하다. 기본형 350Z를 바탕으로 그란투리스모 4 에디션이 나왔고 2005년에는 35주년 기념모델도 생산했다. 닛산의 튜너 ‘니스모’에서는 R, S 등 특성에 맞춘 튜닝카를 선보였고 경찰차 버전도 선보였다.

세련된 디자인과 196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Z카’의 부활은 인기를 끌었다. 2002년 350Z가 출시되고 1만3253대가 판매됐고 이듬해에는 3만6728대로 크게 늘어났다. 이후 2만대∼3만대 사이의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미국시장에서 닛산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 1971년 Datsun 240Z.
현행모델인 370Z는 350Z의 후속모델로 등장했다. 엔진 크기가 조금 더 커졌지만 연료소비를 줄였고 출력은 강화했다. 하지만, 데뷔 첫해인 2009년에 미국에는 금융위기가 몰아쳤고 1만3118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과거의 영광을 살리지는 못했다. 금융위기의 여파는 의외로 오래갔다. 특히, 스포츠카의 판매는 직격탄을 맞았다. 2010년에도 1만215대가 팔려 가까스로 1만대 선을 지켰지만 2011년과 2012년 7000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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