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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20〉 육군 항공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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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2-18 23:03:20 수정 : 2014-02-18 23: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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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수리온 헬기
전자지도 등 최신기술 적용 … 자동비행 가능
2013년 1월 미국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영하 42도에 달하는 살인적인 추위 속에서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직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날부터 12시간 동안 북극의 칼바람을 맞은 국산 ‘수리온’ 헬기가 극한의 날씨에서도 정상 가동되는지 여부를 판가름하기 위해서였다.

헬기에 시동을 거는 순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혹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극저온에 노출된 배터리만으로 보조동력장치(APU)와 엔진이 움직였고, 모든 기능에 문제가 없음을 나타내는 표시등에 불이 켜졌다. 숨죽이고 있던 관계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환하게 웃었다. 우리 손으로 처음 개발한 수리온 헬기가 영하 40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비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한 순간이었다.

수리온은 맹금류를 의미하는 ‘수리’와 100을 의미하는 ‘온’의 합성어다. 용맹함이란 뜻도 담고 있는 수리온은 육군이 사용하는 UH-1, 500MD 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국산 중형 수송헬기다. KAI와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을 중심으로 147개 협력업체와 28개 대학·연구기관이 개발에 참여했다.

2006년 6월 개발에 착수해 2009년 7월에 시제 1호기를 출고했고, 2010년 3월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2012년 4월까지 2700시간 동안 비행테스트를 사고 없이 완료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년 3월 28일 국방규격이 제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최신 항공기술이 집약된 수리온은 3차원 전자지도, 통합헬멧시현장치, 4축 자동비행조종장치 등을 통해 주·야간 악천 후에도 비행이 가능하다. 비행조종컴퓨터 덕분에 조종사가 조종간이나 페달에서 손발을 떼고도 제자리비행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 때문에 이륙 후 목표지점까지 자동비행은 물론 화물공수 등의 임무수행도 가능하다. 주요 구성품의 결함 및 잔여 수명주기 정보가 자동으로 제공되는 상태감시장비(HUMS)를 장착해 정비 소요시간을 절감하고 가동률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조종석, 엔진, 연료탱크 등에 방탄능력을 부여하고 적 방공무기 위협에 대응하는 탐지장비와 대응체계를 구축해 생존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우리나라는 수리온 개발에 힘입어 세계 11번째 헬기개발 국가가 됐다. 해외도입에만 의존해오던 군용 헬기의 독자 기술을 확보하면서 노후화된 UH-1과 500MD를 대체해 군 전력증강에도 크게 기여하고, 경찰청 등 민수 헬기 개발 기반까지 확보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었다.

앞으로 25년간 세계 중형 헬기 수요 1000여대 중 30%(300여대)가량을 수리온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수출을 통한 국가경제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찬 세계닷컴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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