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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구직 비상키 찾자” 노량진은 열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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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2-22 06:00:00 수정 : 2014-02-22 10: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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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3만명 ‘자리잡기 전쟁’
21일 오전 10시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 A공무원시험 준비 학원. 300명 정원의 대형 강의실 밖은 이미 ‘족집게’ 강사로 알려진 인기강사의 강의를 들으려는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로 넘쳐났다. ‘자리잡기 전쟁’이라도 벌어진 것일까. 앞 강의가 끝난 뒤 빨리 들어가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취준생들이 강의실이 있는 5층 복도에서 2층 복도까지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취준생 방모(30)씨는 “인기강사 수업은 항상 이런 것 같다”면서 “강의실에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 전쟁이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취업 시즌을 앞두고 노량진 학원가와 고시촌이 취준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3월과 4월에는 5급 행정직(행정고시), 9급 행정직 공무원 시험이 각각 예정돼 있어 원서접수를 마친 취준생들이 마무리 학습을 위해 이곳을 많이 찾기 때문이다. 3월부터는 대기업 신입사원 채용시험도 시작돼 이력서에 들어갈 스펙용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취준생들도 늘었다.

B공무원시험 준비학원 상담실도 밀려드는 취준생들로 북적였다. 비좁은 상담부스에서 2∼3명이 동시에 상담받을 정도였다. 상담사들은 올해 예정된 시험은 어떤 것이 있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 세세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었다. 2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이진성(29)씨는 “올해는 반드시 합격을 하고 싶어 학원도 다시 등록하고 상담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노량진역 앞은 취준생들의 식당이자 ‘정보 장터’로 변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노점에서 2500∼3000원짜리 컵밥과 볶음국수로 점심을 때우며 시험 정보를 교환했다.

9급 행정직 시험을 준비 중인 최모(27·여)씨는 “점심을 먹으면서도 대화 주제는 온통 취업과 시험 얘기뿐”이라며 “주로 어떻게 하면 합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고 말했다.

노량진 주변 카페 역시 취준생들이 점령한 지 오래다. 김유라(25·여)씨는 “도서관 독서실은 너무 조용해 부담스럽고, 학원 독서실도 간섭이 많은 편”이라며 “노량진 주변 카페는 암묵적으로 공부하는 장소로 약속된 것 같아 공부하기에 편하다”고 카페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취업의 문이 좁아질수록 학원가를 찾는 취준생은 늘어난다. 한 학원 관계자는 “취준생들이 인기강사를 따라 여러 학원에 겹치기 수강신청을 하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2만∼3만명이 노량진 학원가에서 취업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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