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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서 기능성 작물로…염생식물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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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01 19:41:28 수정 : 2014-04-01 23: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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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어촌지역 수익사업으로 ‘대변신’ 기대
소금기 있는 곳에서 잘 자라는 염생식물(Halophyte)은 주로 갯벌과 강 하구의 연안습지, 사구, 염전, 간척지 등에 분포한다. 과거에는 바닷가의 잡초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염생식물의 이로움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가능성 제기되고 있다. 염생식물은 다른 지역에서는 자라지 않기에 해안가 마을은 특화작목으로 재배할 수 있고, 간척지의 소금기와 흙먼지 문제를 해결해 초기 제염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해안 경관 조성에도 일조하는 등 어촌 지역의 수익사업으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금기를 먹고사는 염생식물

1일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염생식물은 전 세계적으로 1560여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는 약 40∼100종이 자생하고 있다.

염생식물은 소금기가 있는 갯벌과 강 하구의 연안습지, 사구(해안 모래언덕), 염전, 간척지 등에서도 잘 자라도록 진화된 식물들이다. 염생식물은 바닷물이 드나드는 토양에서 자라 그 속에 들어있는 각종 미네랄을 쉽게 흡수할 수 있어 천연 미네랄이 매우 풍부하다.

염분이 많은 토양에 적응해 생존하다 보니 식물마다 염분을 처리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염분 섞인 물을 흡수한 뒤 염분은 배출하는 식물, 염분 흡수를 최소화하는 식물, 체내로 들어온 염분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식물, 염분을 저장한 세포를 파괴하거나 기관을 말라 죽게 하는 식물도 있다. 쌀, 콩 등은 1L당 1∼3g 정도의 염분만 견딜 수 있지만, ‘함초’로 알려진 ‘퉁퉁마디’는 L당 염분이 70g이 있는 곳에서도 자랄 수 있다.

염생식물은 바다와 접해 있는 연안습지 등의 생태적 기능을 상당부분 분담하고 있다.

연안습지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지탱하는 기반이자 시작이다. 하천이나 육지로부터 유입되는 유기영양분과 바다로부터 유입되는 무기영양분을 바탕으로 성장하여 고사 후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플랑크톤, 게, 갯지렁이 등의 먹이가 된다. 갯벌에서 동식물의 이동통로와 서식처, 피신처 등을 제공해 생물의 다양성을 높인다.

또 갯벌을 덮고 있을 경우 식물 뿌리에 의해 토양이 고정돼 침식이 방지된다. 육지로부터 유입되는 생활하수, 농축산폐수 등의 오염물질을 흡수해 바다를 정화하는 역할도 한다.

◆바닷가 잡초에서 기능성 식물로

자연에서 큰 역할을 하는 염생식물이지만 인간에겐 바닷가 잡초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염생식물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미용 소재, 기능성 식품, 향토 음식 등으로 용도가 확대하고 있다.

염생식물은 바닷물이 머금고 있는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의 다양한 미네랄 성분을 보유하고 있다.

퉁퉁마디에는 칼슘이 고등어의 30배, 우유의 8배가 들어있어 100g만으로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량을 채울 정도다. 세발나물에는 칼륨이 바나나에 비해 12배 이상 함유하는 등 부분 염생식물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몸속 나트륨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약재로 많이 이용돼 온 번행초는 영어로 ‘뉴질랜드시금치’로 불리기도 하는데 위장병에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빈혈, 허약체질, 소화불량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이 외에도 염증을 줄인다는 갯질경이와 순비기나무, 간에 좋다고 기록된 남가새, 장수 약초로 기록된 천문동 등도 기능성 효과가 있는 것을 알려졌다.

염생식물의 이 같은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기능성 및 의약 소재로도 활용이 되고 있다. 갈대는 수염뿌리를 제거하고 햇볕에 말린 것을 진토·소염·이뇨·해열·해독 등의 약재로 사용이 가능하고, 갯완두는 이른 봄 어린 싹을 베어 말린 것을 서열증·열기·이뇨에 사용할 수 있다.

퉁퉁마디 추출물에는 베타시스트롤과 같은 항산화물질과 췌장암 예방과 치료에 좋다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에서 약재로 사용하던 갯기름나물에서는 항암성·항염증 성분이 발견됐고, 뿌리에서는 미백화장품의 원료 성분도 발견됐다.

이와 함께 빨간색의 칠면초, 연보라색의 갯개미취, 노란색의 사데풀, 하얀색의 갯질경이 등이 파란 바닷물과 어우러지는 장관 역시 해안가 마을에서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지와 몽산포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안면도는 염생식물인 천일사초, 갯보리, 갯그령 등을 감상하는 관찰로로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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