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한반도 리포트] 대내결속 강화·외교적 고립 국면전환 위해 ‘핵카드’ 쓸수도

관련이슈 한반도 리포트

입력 : 2014-04-01 21:48:52 수정 : 2014-04-07 11:41:3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北, 4차 핵실험 강행할까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4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 높음.’ 국방대학교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는 최근 ‘2014년도 3대 안보위협 예측’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첫 번째 안보위협으로 예상했다. 연구소가 북한의 재래식 위협의 하나로 예측했던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연계한 해상 도발’은 북한이 지난달 31일 NLL 인근에 해안포와 방사포 500여발을 쏘면서 현실화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도 현실화할 것인가.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지난 세 차례 핵실험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하면 북한은 보유하고 있는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북한의 핵보유국화는 양날의 칼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거센 압박을 초래해 김정은체제의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핵실험 카드 만지작거리는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해발 2205m의 만탑산을 비롯해 기운봉, 학무산, 연두봉 등 1000m 이상 산들로 둘러싸인 이곳은 천혜의 핵실험 요지다. 화강암 암반 지대여서 핵폭발 이후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가능성이 낮다. 북한의 1∼3차 핵실험이 모두 풍계리에서 이뤄졌다. 북한이 지난달 3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정찰위성과 정보원들이 풍계리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은 풍계리 일대에서 핵실험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이는 물리적인 준비는 마쳤다는 것으로, 추가 핵실험 여부는 정치·군사적 판단에 달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장성택 처형에 따른 대내 결속 강화와 외교적 고립 상태의 국면 전환을 위해 북한이 4차 핵실험 카드를 꺼낼 개연성은 충분하다. 최근 북한은 6자회담 재개를 고리로 한 대화 책략이 먹혀들지 않자 해상 포격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과거 1∼3차 핵실험이 이뤄진 당시와 정세가 비슷하다.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기술적 차원’에서도 핵실험은 필요하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를 위해 새로운 실험을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며 “3차 핵실험에서 사용하지 않은 터널 한 곳이 남아 있어 언제라도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2006년 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 핵실험에서 외무성 성명 이후 한 달 이내에 실제로 핵실험을 진행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북한 외무성 성명이 단순 협박용이 아니라면 이달 중으로 4차 핵실험이 이뤄질 수 있다. 이는 김정은정권의 대외 정세 판단, 중국의 영향력, 한·미의 6자회담 재개조건 완화 여부, 박근혜정부의 대북 메시지 등이 변수로 작용하는 고차방정식이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우라늄탄 아니면 증폭핵분열탄?


북한은 1, 2차 핵실험에서 영변 핵시설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사용했다. 1차는 폭발력이 1㏏(킬로톤·TNT 폭약 1000t 폭발 위력) 규모로 사실상 핵장치 실험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차는 최대 6㏏으로 위력이 확대되면서 플루토늄 원자 핵분열을 일으킨 핵무기 실험으로 발전했다. 지난해 2월 강행된 3차 핵실험은 폭발력이 6∼16㏏으로 추정돼 고농축우라늄(HEU)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한·미 정보당국이 방사능 물질 확보에 실패해 사실 확인은 하지 못했다.

우라늄이 풍부한 북한은 우라늄 원자탄을 만들어내기 위해 4차 때는 우라늄탄 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에 나설 것으로도 본다. 증폭핵분열탄의 폭발력은 기존 플루토늄탄의 최대 10배에 이르지만 탄두 크기는 절반 이하에 불과해 소형화가 쉬운 것으로 전해진다.

플루토늄탄이든 우라늄탄이든 핵무기의 위력은 가공할 만하다. 북한의 핵은 남한의 군사력을 일거에 무력화할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이다.

◆핵탄두 소형화만 남겨둔 북한

군 당국은 북한이 이미 핵의 무기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방대학교 문장렬 교수는 2월 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숫자는 여러 평가 간의 편차가 크지만 중간값을 택할 경우 플루토늄탄과 고농축 우라늄탄을 합쳐 대략 20기 수준”이라며 “5년 후에는 40여기 수준으로, 장기적으로는 인도와 파키스탄 수준인 100기까지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더라도 탄도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핵탄두의 소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소형화란 미사일 탑재가 가능하도록 핵탄두의 중량과 크기를 줄여 설계·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의 보고서는 “북한의 3차 핵실험 폭발력에 대해 일부 다른 견해도 있지만 국내에서 발표된 대로 폭발력이 6∼7㏏이라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는 아직 만들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