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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전시한 가짜 꽃에 진짜 벌·나비 날아들어”

입력 : 2014-04-09 21:07:08 수정 : 2014-04-10 15: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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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궁중채화전’ “야외 전시를 할 때는 벌과 나비가 날아들 정도였죠.”

수로문화재단 황수로 이사장의 목소리에서 자부심이 뚝뚝 떨어졌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궁중채화전’을 언론에 설명하는 지난 7일의 간담회에서다.

황 이사장은 중요무형문화재 124호인 궁중채화 기능보유자다. ‘가짜 꽃’인 채화에 벌과 나비가 날아든 비밀은 송화가루, 꿀 등 자연재료를 활용해 꽃수술을 만들어 향을 내기 때문이다. 비단과 모시로 모란, 매화, 연꽃 등을 표현한 궁중채화는 벌, 나비도 속일 만큼 화려하기도 하다.

궁중채화는 궁중의 연희, 의례를 장식하기 위해 제작된 가화(假花)다.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기도 했고, 임금과 신하가 주고받으며 최고 예우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1829년 순조가 40세가 되고 등극한 지 30년이 된 것을 기념해 창경궁에서 열린 ‘기축년진찬’을 재현했다. 명정전의 외진찬(왕, 세자가 주체가 돼 신하를 대상으로 하는 잔치)에서는 머리 장식인 ‘잠화’, 음식 위에 꽂았던 ‘상화’ 등을 볼 수 있다. 

연회장의 좌우 기둥 앞의 백자 항아리에 꽃힌 화준(花樽·사진)은 압도적이다. 당시 사용된 채화는 5289송이로 632냥7전3푼이 쓰였다하는데 요즘 돈으로 치면 5000만원이 넘는다. 자경전에서 열린 내진찬(대비, 왕비가 주체가 된 잔치)에는 6557송이가 장식됐다. 요즘 돈으로 1억40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썼다.

기로연(나이 많은 신하들을 위한 잔치)에 쓰인 ‘윤회매 밀랍준화’는 왕실뿐만 아니라 사대부 사회에서도 멋과 풍류를 위해 채화를 사용했음을 보여준다.

다음 달 25일까지 열린다. 무료. (02)3701-7500.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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