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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들 화장법 비슷… 입술 돋보이게 하세요”

입력 : 2014-04-10 20:59:18 수정 : 2014-04-11 09: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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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메이크업 아티스트 제이슨 아리우조 “한국 여성의 화장법이 마음에 들어요. 평소 제가 말하는 원칙과 잘 맞아요. 피부는 건조해 보이기보다 광이 나야 해요. 눈썹은 너무 뽑지 말고 가진 걸 살리는 게 중요하죠.”

미국 화장품 브랜드 스틸라의 글로벌 메이크업 아티스트 제이슨 아리우조는 한국 여성의 화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고객 강의 등을 위해 최근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두 번째다. 아리우조는 1999년부터 맥, 샤넬, 바비브라운 등에서 전문 경력을 쌓았다. 스틸라에 합류한 건 2002년. 그는 1년 중 절반을 해외로 다니며 다양한 문화권의 여성들을 만난다. ‘외국인 남성’ 전문가의 눈으로 본 ‘한국 여성을 위한 아름다움의 원칙’은 무엇일까. 9일 만난 아리우조가 강조한 건 개성이었다.

“동양 여성이 하면 더 빛을 발할 색조화장이요? 글쎄… 전 한 가지 제품, 화장법을 추천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모든 사람은 개성을 가졌어요. 어울리는 화장이 다 다르죠. 아름답게 느껴지거나 자신 있는 색상을 쓰세요. 화장에 가이드라인이 있는 건 좋아요. 하지만 규칙(rule)은 없답니다.”

아리우조는 “우리 회사는 과자틀에 찍어낸 듯한 화장법은 지양한다”고 설명했다. 한 사람에게 최고인 색상·화장법이 다른 사람에게도 동일한 건 아니라는 것. 실제 한국 고객 행사에서 그는 15명과 얘기해본 뒤 제각기 다른 색을 적용했다. 그는 “한국은 깨끗하고 사람들이 감각적이며, 대부분 비슷한 화장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눈썹은 일자 형태, 피부는 뽀얗고 촉촉하게 표현하고, 볼 화장은 거의 안 하네요. 입술도 색상을 많이 더하지 않아요. 피부 표현과 눈썹에 중점을 두는 것 같아요. 또 액상 아이라이너를 많이 쓰는 듯해요. 그리는 모양도 비슷하구요.”

한국 여성의 화장법에서 보완하고 싶은 점을 묻자 그는 “입술을 좀 더 표현하라”고 추천했다. 본래 가진 입술색이 돋보이는 선에서 과감하게 립스틱을 발라보라는 것. 그는 “볼 화장은 너무 많이 하면 어린 아이가 엄마 화장품을 뒤진 것 같다”며 “많이 바르는 것보다는 안 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일부 한국 여성의 영원한 고민인 외꺼풀 화장에 대해서는 뉴욕패션위크에서 일한 경험을 예로 들었다.

“패션쇼 전에 시범 화장용 모델은 러시아 여성이었는데 쌍꺼풀이 진하고 컸어요. 하지만 실제 쇼에는 늘 아시아 모델이 있죠. 이들에게 같은 화장을 할 수는 없어요. 쌍꺼풀이 없는데 화장으로 만들면 바보 같아 보일 거예요. 눈 화장을 좀 덜해야 하죠.”

스틸라의 글로벌 메이크업 아티스트 제이슨 아리우조는 “내가 최고라 생각하지 않고,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같은 건 없다고 여긴다”며 “요즘도 다른 사람의 강의를 듣고 일부러 조수로 참여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재문 기자
그는 동양 여성은 화장이 눈 쪽으로 내려와야 한다며 아이라이너를 굵게 그은 뒤 위쪽을 아이섀도처럼 흐릿하게 펴는 방법을 시범해보였다. 아리우조는 미국에 많지 않은 남성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스틸라 정규직 아티스트 32명 중 남성은 5명에 불과하다. 그는 미국 전체에서 남성 전문가가 5%쯤일 것으로 추산했다. 남성으로서 여성화장 전문가가 된 데 대해 그는 “자라오면서 언제나 화장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여자형제가 3명인 집에서 자랐는데, 제가 엄마와 여자형제보다 더 화장에 관심이 많았어요. 엄마의 화장품 서랍을 열고 재미 삼아 놀았죠. 늘 화장에 매료됐고, 실제로 해보곤 했어요.”

그는 자녀의 행복을 응원하는 부모를 둔 덕분에 별 어려움 없이 원하는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남성 전문가로서 그는 단점보다 장점을 많이 경험했다. “남성이기에 중립적이고 질투심이 없으며 상대 여성을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상대가 돋보이는 데 집중한다”는 것. 여성들도 이를 느껴서 그를 편안해한다.

아리우조는 “화장은 곧 힘(power)”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립스틱 하나가 여성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실제로 그는 화장해주는 동안 사람들이 변화하는 걸 느낀단다.

“전 화장이 가진 힘을 좋아했어요. 할머니가 립스틱 바르는 걸 보곤 했는데요. 할머니가 립스틱을 바른 순간 예뻐지고 자신감이 올라가요. 다른 사람이 되는 거죠. 화장은 힘을 갖고 있어요.”

일부 여성은 ‘생얼(민낯)’로 절대 집 밖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화장에 집착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화장으로 자신을 감추지 말라”고 조언했다.

“전 화장을 통해 자기 최고를 끌어내라고 가르쳐요. 자신을 감추는 게 아니라 사랑하라구요. 당신은 아름다워요. 그리고 화장은 당신을 더 아름답게 만들죠. 물론 화장은 얼굴을 정돈(correcting)해줘요. 하지만으로 정돈의 목적은 더 나아보이게 하는 거지, 숨기거나 가리는 게 아닙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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