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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의 콘텐츠로 영어권에 ‘출판 한류’ 각인

입력 : 2014-04-11 19:55:06 수정 : 2014-04-11 19: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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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빈국 참가 2014 런던국제도서전 결산
올해 43회째를 맞은 영국 런던국제도서전이 10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일찌감치 도서전 주빈국으로 뽑힌 한국은 런던 얼스코트 전시장 한가운데에 516㎡(약 156평)의 공간을 확보해 종이책·전자책 홍보에 나섰다. 그동안 한국어와 한국문화 자체가 낯설었던 영어권 독자들한테 한국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알려 장차 ‘출판 한류’로 확산시키기 위한 초석을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출판계 불황 탓인지 2013년 터키(1200㎡), 2012년 중국(3000㎡) 등 앞선 주빈국들의 전시 규모에 크게 못 미쳐 아쉬움을 남겼다.


◆“전자책 매체, 태블릿 PC가 대세”

한국의 도서전 참여를 주관한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고영수)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재호)은 처음부터 전자책 홍보에 주력하기로 전략을 짰다. 이를 위해 북잼·북앤북 등 전자출판업체 7곳이 공동으로 258㎡ 규모의 특별전시관을 꾸며 외국 출판업체 관계자들을 상대했다. 도서전 기간 내내 특별전시관은 호기심에 부푼 외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유럽 2위, 세계 5위 출판대국인 영국의 출판시장을 연구하는 건 우리 출판업계의 앞날 모색에 필수적이다. 영국 출판시장은 2012년 총 33억 파운드(약 5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그중 전자책이 4억1000만 파운드로 약 12%를 차지했다. 미약한 수준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으나, 2011년 대비 60% 이상 증가한 수치임을 감안하면 참으로 엄청난 성장이다. 한국도 지금 당장은 전자책 매출 신장이 지지부진하지만, 머지않아 전자책이 출판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올해 런던국제도서전은 세계 61개국에서 1500개가 넘는 출판사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도서전 기간 만난 영국 출판계 인사들은 전자책을 보는 여러 수단 가운데 태블릿 PC가 앞으로 ‘대세’가 될 거라고 예측했다. 영국문화원 코티나 버틀러 문학부장은 “전자책 읽기 전용으로 만든 단말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며, 더 이상 판매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여기는 게 대체적 분위기”라고 전했다. 여전히 전자책 전용 단말기 제조·보급에 매달리고 있는 국내 전자출판업계가 유념해야 할 대목이라 하겠다.

◆웹툰, 영국에 ‘상륙’할 수 있을까?

도서전을 1주일 앞두고 아동문학가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영어로 번역돼 영국에서 출간됐다. 책은 발매와 동시에 런던 시내 대형서점들이 집계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도서전 조직위원회 측이 ‘오늘의 작가’로 선정한 황선미는 영국 등 국외 출판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아동문학의 특징과 장점을 명확히 소개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강세는 한동안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소설 분야는 황석영·이문열·이승우·김인숙·신경숙·김영하·한강 등 우리나라 대표 작가들이 총출동해 외국 독자들과의 ‘스킨십’ 확대에 공을 들였다. 

런던국제도서전 한국 전시관을 찾은 외국인들이 우리 고유의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인들은 ‘엄마를 부탁해’에 이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로 다시 영미권 시장 공략에 나서는 신경숙한테 특히 많은 관심을 보였다. 프랑스 평단에서 차세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이승우 역시 영국 출판계의 이목을 끌었다.

아직 웹툰이란 장르가 생소한 영국 독자들에게 ‘미생’의 만화가 윤태호를 알린 건 이번 도서전 최대의 성과로 꼽을 만하다. 만화를 책으로 읽는 것에만 익숙한 영국인들은 윤태호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분석하며, 웹툰이 영국에서도 자리를 잡을지를 주제로 도서전 기간 내내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런던=글·사진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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