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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대안 스페인 마을 공동체

입력 : 2014-04-11 19:44:57 수정 : 2014-04-11 19: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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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핸콕스 지음/윤길순 옮김/강수돌 해제/위즈덤하우스/1만5000원
우리는 이상한 마을에 산다/댄 핸콕스 지음/윤길순 옮김/강수돌 해제/위즈덤하우스/1만5000원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 인구 2700명의 작은 소도시 마리날레다. 이곳 사람들은 대지주의 수탈에 맞서 12년간 한여름에 매일 16㎞를 행진하고 단식 투쟁을 통해 땅을 얻어 내는가 하면, 스페인을 강타한 경제 위기에 저항하기 위해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턴다. 자본의 힘이 개인과 사회의 존재 방식을 폭력적으로 강압하는 오늘날, 이 이상한 마을은 연대와 우정의 가치로 그 강압에 저항하고, 원하는 것을 내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스페인의 근현대사를 통해 끊임없이 수탈되고 빈곤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이 작은 도시는 수십 년간 여러 실험을 통해 자족적 공동체로 변모했고, 유럽과 스페인 경제 위기 이후에는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마리날레다는 별다른 산업 시설이나 관광 자원 없이 올리브와 농작물을 기르는 스페인의 평범한 농촌이다. 1979년 주민이 직접 선출한 시장 후안 마누엘 산체스 고르디요가 30년 넘게 마을을 다스리고 있으며, 농산물과 올리브를 재배하고 가공하는 농장과 공장을 협동조합의 형태로 꾸리고 판매와 수출까지 한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이곳에서 하루에 여섯 시간 반 일하며 47유로, 한 달에 1200유로(약 180만원으로 스페인 최저 임금의 2배)를 받고, 협동조합은 이윤을 분배하지 않고 재투자한다.

최근의 이주민들을 제외하면 완전 고용 상태나 다름없다. 더 놀라운 것은 지방 정부로부터 자재를 지원받아 주민들이 살 집을 직접 짓고 한 달에 15유로 정도만을 부담하여 사실상 무상 주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책은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이곳을 여러 차례 방문하여 시장을 비롯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공동체를 심층 취재해 내놓은 결과물이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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