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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한국 무대 빛낼 세계적 성악가 이메일로 만나다

입력 : 2014-04-14 21:12:17 수정 : 2014-04-14 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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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출신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
“중년 들어 과시 없이 열정적으로 노래 불러요”
세계적 성악가들이 연이어 한국을 찾는다. 이지적인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50)는 19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관객과 만난다. 2011년에 이어 3년 만이자 네 번째 내한이다. 슈베르트로 유명해진 그가 이번에는 슈만의 곡을 들려준다. 프랑스 대표 소프라노 나탈리 드세이(49)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무대를 가진다. 2013년 오페라 무대 은퇴로 더 이상 오페라에서 그를 볼 수 없게 된 아쉬움을 달랠 기회다. 공연에 앞서 두 가수를 이메일로 만나봤다.

테너 보스트리지를 처음 접하면 청아한 서정성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여기에 선이 가는 외모가 더해져 독특한 아우라가 각인된다. 그의 이색적인 이력은 다시 한번 이 이름을 기억하게 만든다.

영국인인 그는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역사와 철학을 공부하고 20대 중반 박사학위를 받았다. 잠시 방송사에서 일하고 옥스퍼드 대학 강단에도 섰다. 본격적으로 성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건 이즈음이었다.

보스트리지는 29살이던 1993년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공식 데뷔한다. 이런 이력 때문인지 보스트리지는 작품의 인문학적 함의를 꿰뚫는 해석으로 지적인 테너로 불린다.

이번에 그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과 ‘리더크라이스’ Op.24 등을 노래한다. 모두 독일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에 슈만이 음악을 입힌 곡이다.

보스트리지는 “‘시인의 사랑’은 성악뿐 아니라 기악적 측면에서도 걸작으로, 클래식 음악 전체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작품 중 하나”라며 “이 작품을 이루는 16개의 노래들은 따로 떼어 부르는 걸 상상하기 힘들 만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소개했다. ‘리더크라이스’에 대해 그는 “잘 알려진 작품이 아닌 짧은 연가곡이지만 매우 강렬한 인상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언 보스트리지는 “극단적 감정들을 잘 다듬어진 형태로 표현해냈을 때 높은 만족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슈만 가곡은 낭만적 감성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목소리와 피아노가 정말 긴밀하게 결합돼 있어요. 때로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둘 중 무엇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런 면에서는 슈베르트보다 깊이가 있습니다.”

보스트리지는 최근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하는 오페라 활동을 많이 줄이고 있다. 대신, 극음악 작업을 통해 기획·연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출가 네티아 존스와 함께 ‘컬류리버’란 작품을 선보였다.

지천명의 나이가 된 그는 “중년에 접어든 성악가로서 기술적으로 더욱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며 “내 강점·약점을 잘 알기에 컨디션 조절을 위해 휴식과 연습을 적절히 조절한다”고 밝혔다. “이제는 나를 과시하지 않으면서 열정적으로 노래할 수 있게 됐어요. 사실 전 운동신경이 전혀 없어요. 하지만 걷기와 수영을 즐기고, 런던에 있는 집에서 아이들을 안고 67개 계단을 오르내리기를 좋아하죠. 이 정도 운동만으로 노래하는 데 필요한 건강은 유지할 수 있답니다.”

지적인 테너답게 활발한 강연과 기고 활동을 해온 그는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 망상의 해부학’이란 책을 집필 중이다. 런던에서 먼저 출판한 뒤 미국 뉴욕, 독일 뮌헨에서도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책에 대해 “‘겨울나그네’를 구성하는 24개 노래에 대한 24개의 짧은 단상을 모은 것”이라며 “가사나 음악에 대해 논하고, 역사적·문화적 맥락은 물론 오늘날의 삶과 연관지어 작품을 바라본다”고 귀띔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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