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치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고 있다. 괴리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 자리를 9년째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원인 진단과 대안이 뚜렷하게 제시돼야 한다. 먼저 자살이라는 현상은 심리학의 대상이나 사회학의 대상으로 나눌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면 자살을 개인 탓으로 돌리는 잔혹한 논리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자살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은 통계 수치 속에서 개인이 처한 구체적 삶과 고통을 간과하기 쉽다. 둘 다 경계해야 할 태도다.
물론 ‘팔자소관’이라며 처지를 비관하지 않는 개개인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운명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격양시(擊壤詩)’는 이렇게 일러주고 있다. “만일 부귀와 지혜를 힘으로 구할 수 있다면 공자는 젊은 나이에 제후가 되고 남았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푸른 하늘의 뜻을 모르고 부질없이 몸과 마음을 한밤중까지 근심하게 한다(富貴 如將智力求 仲尼年少合封侯 世人不解靑天意 空使身心半夜愁).”
우리나라의 압축 성장은 기존의 가족·친족·지역 공동체를 와해시키고, 사회안전망 없는 성장은 인간을 절망으로 내몰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이웃은 응급조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긴급구조망을 연결해줘야 한다. 공동체를 살리는 일이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天人一:‘하늘과 사람은 하나라고 할 정도로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다’는 뜻.
天 하늘 천, 人 사람 인, 一 한 일
天 하늘 천, 人 사람 인, 一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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