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1000여개 표적 동시 탐지… 20개 목표물 공격

관련이슈 한국의 무기 이야기

입력 : 2014-04-15 20:34:47 수정 : 2014-04-15 22:46:1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한국의 무기 이야기] <21> 해군 함정 ① 첫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2009년 4월5일 오전 11시, 북한 함경도 무수단리. 며칠 전부터 발사 징후를 보이던 ‘은하 2호’ 로켓이 굉음을 울리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15초 후 동해에 머물고 있던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전투정보실(CIC). AN/SPY-1D(V)레이더가 포착한 북한 로켓을 뜻하는 ‘M’자가 스크린에 떠올랐다. 함장은 즉시 마이크를 잡고 암호인 “화이어 볼”을 외치며 경보를 울렸다. 경보가 울리면서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 해군 작전사령부 상황실,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도 경보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달되며 궤적이 스크린에 투영되기 시작했다. 취역한 지 4개월 만에 북한 로켓을 세계 최초로 탐지하는 쾌거를 거두는 순간이었다.

반면 세종대왕함과 함께 동해상에서 작전 중이던 미국의 이지스함은 세종대왕함보다 1분30초 늦게 북한 로켓을 탐지했다. 심지어 일본은 전날인 4일 시스템 오작동을 일으켜 ‘망신’을 당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북한 로켓 발사를 보고받은 정치지도자가 된 이명박 대통령은 “해군이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크게 기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대왕함은 2008년 12월 취역한 우리나라 최고의 함정이다. 건조비용이 척당 1조원에 달하는 이 함정은 ‘신의 방패’라 불리는 이지스 체계를 탑재해 함대의 하늘을 지키는 방공함이다. 세종대왕함의 핵심인 AN/SPY-1D(V)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는 함정의 상부 4면에 장착되어 360도 감시가 가능하다. 이 레이더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기계식 레이더 4800개를 모아놓은 것과 맞먹는 탐지성능을 자랑한다. 덕분에 10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 추적해 20여개의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1000㎞에 달하는 탐지거리 덕분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추적과 나로호 등 국산 로켓 발사 탐지 등에 투입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북한이 동해상에 발사한 스커드 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감시했다.

국산 명품 어뢰인 청상어와 홍상어 등 대잠·대함 무기에서부터 SM-2 등 함대공 미사일, 국산 함대지 미사일까지 120여기의 무기 탑재가 가능하다. 입체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 최대 2대의 헬기를 싣는다.

적 항공기나 대함미사일이 다가오면 SM-2가 최대 170㎞ 거리에서 요격에 나선다. SM-2가 요격에 실패하면 램(RAM) 미사일이 맡는다. 최후의 마지노선은 30㎜ 골키퍼 기관포. 분당 4200발의 포탄을 퍼부어 적 항공기와 대함미사일을 파괴한다.

세종대왕함은 그동안 해군의 약점으로 지적된 함대 방공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미국, 중국, 일본 등에 비해 뒤떨어졌던 우리나라의 신호정보 수집 능력을 향상시켜 정부의 위기대응에 필요한 정보의 질을 높이는 데도 많은 공헌을 했다. 현재 해군은 세종대왕함을 비롯해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등 3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다.

박수찬 세계닷컴 기자 ps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