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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오페라무대 뒤에 가려졌던 인간의 고통·현실성 적나라하게

입력 : 2014-04-15 20:55:27 수정 : 2014-04-16 09: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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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라트라비아타’ 24일부터 공연 주세페 베르디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배우들이 당시 유행하는 옷을 입길 원했다. 그러나 당국의 검열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외설적인 작품 주제가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걸 경계했기 때문이다. ‘라트라비아타’는 당시 사회의 병폐를 정면으로 다룬다. 고급 성매매 여성과 귀족의 사랑, 신분이 다른 남녀의 연애에 대한 가족의 반대, 상류사회의 향락과 공허한 관계 등을 꼬집는다. 국립오페라단이 이런 ‘라트라비아타’ 특유의 문제의식을 21세기로 불러온다.

국립오페라단은 24∼2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라트라비아타’를 무대에 올린다. 연출을 맡은 아흐노 베르나르는 “굉장히 재미있고 폭력적이며 극적인 작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성매매와 돈 문제가 화려한 오페라 무대에 가려지는 걸 원치 않았다. 베르나르는 “요즘은 오페라가 인간의 고통이나 육체적 폭력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일이 별로 없다”며 “이런 폭력성을 직접 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트라비아타’의 주인공은 고급 성매매 여성 비올레타다. 그녀는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지만 결핵을 앓고 있다. 알프레도는 이런 비올레타에게 진심 어린 사랑을 고백한다.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은 화들짝 놀라 비올레타에게 아들을 단념하라고 요구한다. 결국 비올레타는 본심과 달리 매몰차게 알프레도를 버린다. 상심한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에게 돈을 던지고 떠난다.

국립오페라단은 쾌락과 돈이 넘쳐나던 시대의 병폐를 꼬집은 베르디의 명작 ‘라트라비아타’를 현실성을 최대한 살린 연출로 무대 위에 올린다.
출연진이 화려하다. 최근 유럽 무대의 스타로 떠오른 테너 강요셉이 알프레도, 15년간 유럽에서 활동한 바리톤 유동직이 제르몽을 각각 연기한다. 강요셉은 “1주일째 연습 중인데, 살이 계속 빠지고 팔꿈치와 무릎에 멍도 들었다”며 “평소 제 연기가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상의 요구를 받고 있어 어마어마한 공연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비올레타는 소프라노 조이스 엘 코리와 리우바 페트로바가 연기한다. 테너 이반 마그리가 강요셉과 함께 알프레도를 맡았다. 이번 공연은 현실성을 담으려 한 베르디의 의도를 살리고자 1950년대로 시대를 설정했다. 의상은 크리스찬 디오르의 우아한 스타일을 응용해 현대와 크게 동떨어지지 않은 느낌을 주려 했다. 지휘봉은 독일 출신의 파트릭 랑에가 잡는다. 랑에는 클라우디오 아바도에 의해 발탁돼 말러 청소년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에서 활동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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