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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인기 남남갈등’ 조장, 언제까지 北에 놀아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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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15 21:27:38 수정 : 2014-04-15 21: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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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도발을 한 북한의 반응이 예상했던 대로다. 또 “날조”라고 비방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그제 검열단 이름으로 ‘무인기 사건의 북 소행설은 철두철미 천안호 사건의 복사판’이라는 진상공개장을 발표했다. “남조선 당국이 아직까지 천안호 사건의 북 소행설을 걷어들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제2, 제3의 천안호 사건을 계속 날조해내고 있다”고 했다. “공동조사를 하자”고도 했다. 4년 전 천안함 폭침 때 익히 봐온 상투적인 수법이다.

범죄 피의자가 증거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니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 오리발을 내밀고 남한 내 분열을 조장해보려는 속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국방부는 “대한민국 내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저급한 대남심리전에 불과한 것으로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더 황당한 것은 ‘무인기 음모론’에 불을 지피고 나선 우리 내부 세력이다. 북한이 음모론을 제기하자 또 맞장구를 친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1일 “북한 무인기라는데 왜 우리의 아래아 한글 서체가 붙어 있느냐. 이것은 코미디다”라고 했다. “북한 무인기라고 소동을 벌인 것에 대해 누군가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날이 올 것”이라고도 했다. ‘나꼼수’ 진행자였던 김어준씨는 “무인기가 아니라 장난감 아니냐”고 비아냥거렸다. 이런 유의 음모론은 일부 인터넷매체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북한 주장에 맞장구치는 것이 천안함 폭침 때의 판박이다.

국방부는 이미 무인기가 북한 것임을 입증하는 자세한 정황 증거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인공위성위치정보(GPS) 복귀좌표’를 해독하기 위해 어제 공동조사를 시작했다. 이런 것에는 귀를 막고 음모론의 군불을 지피니 도대체 무엇을 목표로 한 행동인가.

신당에서조차 우려의 소리가 터져나온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어제 정 의원을 향해 “언행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따끔한 경고를 했다. 신당은 하루 전에 논평을 통해 “당의 입장과는 무관한 정 의원 개인의 생각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더 이상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행동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너의 조국으로 가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의 언행은 누가 봐도 잘못된 행동이다. 뚫린 영공방어망으로 국가안보가 위험에 빠진 상황에서 초점을 흐리고 국론분열과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발언이다. 북한이 원하는 바로 그 행동이다.

이제 빤한 북한의 놀음에 그만 놀아날 때도 되지 않았는가. 국가안위를 위기에 빠뜨리는 것은 외부의 적이 아니다. 내부에서 혼란을 조장하는 세력은 외부의 적보다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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