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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탈출자’ 김성묵씨 “아이들 수십명 보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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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17 11:05:38 수정 : 2014-04-17 14: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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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진해운 ‘세월호’ 최후의 탈출자 김성묵씨가 “홀에 아이들 수십명이 있는 걸 보고도 구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당시 김씨는 사업차 제주도로 향하던 중이었다.

김씨는 1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통화에서 “사고 나던 순간 선미 쪽의 선실에 있었다”며 “기우는 각도를 보고 예사롭지 않은 사고라는 것을 알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불과 몇 초 사이에 45도까지 배가 기울었다”며 “타고 있던 차가 갑자기 회전했을 때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안내방송과 관련 김씨는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이 반복해서 나왔다”며 “별다른 설명 없이 ‘위험하니까 움직이지 말라’는 말만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다른 승객들도 가만히 있었다”며 “이건 아니다 싶어서 난간 쪽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도착한 구급헬기에 안에 있던 아이들부터 옮겨줬다”며 “5층 쪽에서 구급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어서 4층에 있던 아이들을 모두 올려보냈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한 명씩 차분히 올려보낸 김씨는 배가 침수되기 바로 직전 겨우 바다로 탈출했다.

김씨는 “홀에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며 “그 아이들을 다 구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이들이 바닥을 짚고 올라와야 하는데 미끄러져서 그럴 수 없는 상태였다”며 “소화기 줄을 이용해서 끌어당기는데 90도까지 기울어지다 보니 아이들 힘이 부족해 (줄을) 오래 잡고 있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김씨는 “4층에만 30~40명 정도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선수 쪽으로도 큰 방 두 개가 있는데 확인은 못 했지만 거기서도 나올 데가 없어서 계속 (아이들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배에 남아있던 학생들은 저마다 구명조끼를 스스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구명조끼 입으라는 방송은 안 나왔느냐”는 질문에 “못 들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쳐다보고도 구할 수가 없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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