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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의 중심에 선 토니 블레어 자서전

입력 : 2014-04-18 20:01:54 수정 : 2014-04-19 01: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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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 지음/유지연 옮김/김윤태 해설/알에이치코리아/4만5000원
토니 블레어의 여정/토니 블레어 지음/유지연 옮김/김윤태 해설/알에이치코리아/4만5000원

‘보수당 18년 집권을 무너뜨린 21세기 영국의 최연소 총리’, ‘노동당 최초의 총선 3연승을 이끈 인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그를 설명하는 화려한 수식만큼이나 논쟁적인 인물이다. 그가 주창한 ‘신노동당’ 노선, ‘제3의 길’은 특히 그렇다. 블레어는 좌파의 핵심 정책인 국유화 조항이 담긴 당헌 4조를 폐기했고 전통적인 좌우 구분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길을 찾고자 했다. “좌우를 초월한 공공의 복지”를 내세우며 복지 수혜자의 책임을 강조했고 성장 중시, 감세 등 노동당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정책 기조도 유지했다.

제3의 길에 관한 저자의 믿음은 여전히 확고하다. 그는 “진보정치의 근본 가치나 목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가치와 목적을 모호하게 만드는 도그마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총리 재임 기간(1997∼2007년) 경제성장이 지속됐고, 일자리가 2500만개 늘어났다고 강조한다.

반면 같은 시기 시장과 기업의 힘이 커지고 노동시장의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비판도 강력하다. 그렇다면 제3의 길은 중산층 유권자의 현실적 요구와 소통한 결과인가, 아니면 진보적 가치에 대한 배신인가.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는 선인세가 460만파운드(약 85억원)에 달한 이 자서전에 대한 영국 내 양극단의 평가와도 맥이 닿는다. “가장 솔직한 정치 회고록”(옵서버)이라는 찬사와 “악몽 속에서 유체 이탈 현상을 경험하듯 쓴 회고록”(가디언)이라는 혹평이 교차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블레어리즘이 “어떻게 해도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믿음이 당내에 팽배해 있었던” 노동당을 정권교체와 총선 3연승의 길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강한 보수정당과 맞서는 각국의 진보성향 정당이 신노동당 케이스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이유다.

자서전 형식을 띤 책은 그래서 정치철학서이기도, 정치전략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다이애나비 사망, 코소보 사태, 이라크 전쟁 등 자신이 관여했던 사건의 전말도 생생하게 전한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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