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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어린이·생환 국군 포로 ‘남쪽에서의 삶’

입력 : 2014-04-18 20:06:17 수정 : 2014-04-18 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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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시선으로 탈북 어린이
국군포로 할아버지 얘기 그려
정길연 글/채현교와 그림친구들 그림/물망초/1만2000원
설마군과 진짜양의 거짓말 같은 참말/정길연 글/채현교와 그림친구들 그림/물망초/1만2000원


새터민 어린이와 혼자 힘으로 탈북해 생환한 국군 포로를 소재로 한 동화책이 나왔다. ‘설마군과 진짜양의 거짓말 같은 참말’은 탈북 어린이들이 실제로 겪은 이야기들을 재구성했다. 경호의 별명은 ‘설마’다. 경호가 겪은 일을 얘기해주면 ‘에이, 설마’하는 반응이 돌아와 이런 별명이 붙었다.

경호는 함경남도 함흥 근처 산골에서 살았다. 경호의 형은 중학생이지만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더 많았다. 선생님들조차 출근하다 말다 했다. 다들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다. 어느날 형이 엄마의 돈을 들고 사라졌다. 얼마 안 있어 경호도 아빠를 따라 백두산으로 들어갔다. 할아버지 한 명이 사는 움막에 함께 기거했다.

경호 아빠는 두만강에서 백두산 약초를 중국인에게 밀매해 돈을 벌었다. 겨울에 강물이 얼어붙자 경호 아빠는 혼자 중국땅으로 건너갔다. 1년여가 지나 아빠에게서 소식이 왔고, 경호는 마대자루 속에 숨어 국경을 넘었다. 할아버지가 경호를 마대자루에 넣은 뒤 산나물인 척 경비를 속였다. 마대자루 속에서 경호는 콩닥콩닥, 조마조마했다. 시간은 영원히 멈춘 듯 느리게 흘렀다.

송화의 별명은 ‘진짜’다. 열살까지 북한에서 산 송화가 학교를 전혀 안 다녔다고 하면 다들 ‘진짜’하고 반문한다. 송화는 북한에서 이를 닦은 적이 한번도 없어 치과진료를 꼭 받아야 한다. 치약과 칫솔도 한국에서 처음 봤다. 북한에서는 소금이 귀해 소금으로 이를 닦을 수도 없다. 할머니와 아빠, 동생을 북한에 두고 온 송화는 먹다 남은 귤, 케이크, 사탕을 썩을 때까지 옷장 안에 보관해두곤 한다.

‘…거짓말 같은 참말’은 탈북 어린이들이 실제로 겪은 믿기지 않는 일들을 경호와 송화의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물망초 제공
정길연 글/채현교와 그림친구들 그림/물망초/1만2000원
할아버지에게 아빠가 생겼어요/정길연 글/채현교와 그림친구들 그림/물망초/1만2000원

‘할아버지에게 아빠가 생겼어요’는 후영이의 시선에서 가족사를 다룬다.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후영이네 가족에 변화가 생긴다. 증조할아버지가 60년 만에 부인과 함께 북한에서 돌아왔다. 증조할아버지는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났을 때 국군으로 참전했다. 할아버지는 아직 증조할머니 뱃속에 있을 때였다. 증조할아버지는 국군포로가 됐다가 탄광촌으로 보내졌다. 여기서 힘겹게 살아남아 새로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

이제 후영이네 집에는 증조할머니가 두 명이 됐다. 함경도에서 온 증조할머니는 늘 화분의 흙을 파헤쳐 베란다를 엉망으로 만든다. 손바닥만 한 땅이라도 보이면 채소를 기르던 버릇이 몸에 배서 그렇다. 두 그림책에 들어간 그림은 화가 채현교와 8∼18살 초·중·고 학생 45명이 직접 그렸다. 학생들은 원고를 먼저 읽어보고 각자 감동받은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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