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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어머니 극진히 모신 효자였는데…"

관련이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입력 : 2014-04-18 18:56:01 수정 : 2014-04-18 23: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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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연들 여객선 침몰 사흘째를 맞은 18일 사망자가 느는 가운데 애절하고도 안타까운 사연들이 줄을 이어 국민들의 가슴을 더욱 먹먹하게 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학생 가운데 16일 발견된 안산 단원고 권오천군(16)은 지난해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를 모시며 사는 효자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권군의 어머니는 “평소 부모의 말 한 번 거스르지 않고 모범 생활을 해온 아이”라며 “지난해 아빠가 간암으로 돌아가신 뒤 ‘할머니와 엄마가 나 때문에 고생하신다’며 겨울방학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으로 선물까지 해줬다”고 회상했다. 같은 반 학생들도 “준비물을 잊고 온 급우에게 자신의 것을 대신 쓰게 할 정도로 교우관계도 좋고 리더십을 갖춘 친구였다”며 안타까워했다.

권군의 할머니와 어머니는 고대 안산병원에 차려진 빈소에서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비통해했다. 빈소에 향을 피우던 권군의 할머니는 “친구들은 다 나왔는데, 왜 너는 못 나왔어” 하며 애끊는 울음을 토해냈다. 권군의 친구 A양은 빈소를 찾았다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급히 응급실로 이송되기도 했다.

경기 부천에서도 눈시울을 적시는 사연이 이어졌다. 부천시 오정구 원종2동 조모(45)씨와 부인 지모(45)씨 부부는 큰아들(원일초 5년)과 작은 아들(〃 1년)의 체험학습을 위해 시간을 쪼개 여객선에 승선했다가 막내아들만 구조됐다.

구조된 막내를 서울 외할머니 집에 데려다주고 다시 진도로 향한 조군의 외삼촌은 “아이들이 전부였던 누나 부부가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가야 한다’고 하자 휴가를 내고 살림을 쪼개 비행기 대신 배를 택했는데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망연자실했다.

조군의 구조 소식은 조씨 가족의 제주도행 이야기를 들은 동네 통장이 사고소식을 접하고 해양경찰 등에 문의해 밝혀졌다. 조군은 당시 진도체육관에 머무르고 있었다.

안산=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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