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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잠긴 선체 어떻게 되나
일본에선 4일 만에 구출 사례도
“성급한 인양 되레 생존자 위협”
실낱같은 기적은 ‘에어포켓’(선체에 남아 있는 공기층)에 달려 있다. 구조대는 18일 에어포켓의 양을 늘리기 위한 선체 공기주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세월호의 뱃머리가 완전히 바다로 잠기면서 에어포켓이 점점 엷어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8일 “잠수인력이 오전 11시19분 상부조타실로 추정되는 선체 안으로 공기를 주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기주입은 잠수부들이 호스를 통해 바깥 공기를 세월호 안으로 넣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50여시간 만이다. 다행히 에어포켓이 세월호 안에 형성됐고, 여기에 생존자들이 모여 있다면 잠수부들이 보낸 공기가 선체를 타고 흘러들어가 생존자들에게 공급된다.

길이 146m, 너비 22m, 6800t 규모의 세월호는 객실과 선원실, 휴게시설이 미로처럼 얽혀 있는 만큼 에어포켓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에어포켓이 남아 있다면 실종자들이 살아 있을 희망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관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수면 위로 돌출돼 있던 세월호의 뱃머리가 바닷속에 들어가 있는데, 이는 선체 내의 에어포켓이 점점 소진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울산대 박치모 교수는 “세월호가 부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기를 주입하더라도 밀폐된 공간에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요구하는 조속한 세월호 인양 작업은 에어포켓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세월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려다가 선체가 흔들리면 자칫 에어포켓으로 바닷물이 밀려들어 혹시 있을지 모를 생존자들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외국에서는 선박 안전사고를 당하고도 우연히 형성된 에어포켓에 의지해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사례가 있다. 지난해 5월 나이지리아 근해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 사고에서는 탑승자 나이지리아인 해리슨 오케네(29)가 바다 33m 아래로 가라앉은 배에서 헤매다 에어포켓을 발견, 60시간을 버티다 구조됐다.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한 일본 언론 역시 2009년 일본의 이즈 제도 앞바다에서 전복 사고를 당하고도 갑판원 3명이 에어포켓 덕분에 4일 만에 구출된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에어포켓이 있어도 차가운 바닷물이 생존자들에게는 큰 위협거리이다.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의 수온은 11도 안팎이다. 체감 수온은 이보다 더 낮다. 사람이 이 정도 수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1∼3시간이 버틸 수 있는 한계다. 저체온증이나 콜드 쇼크(저온 충격)로 사망할 수도 있다. 물론 의학적 예상과 달리 극한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사례 역시 많기 때문에 쉽사리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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