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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시신이 바뀌었는데… 모른척하자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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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19 11:17:21 수정 : 2014-04-19 13: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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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른 척 합시다. 그냥 신원미상 처리하죠"

여객선 세월호 침몰로 가장 큰 슬픔에 빠진 안산 단원고등학교의 한 교사가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 공분을 사고 있다.

18일 해경과 단원고 등에 따르면 여객선 세월호의 사망자 가운데 애초 단원고 김민지 학생으로 추정된 망자의 신원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김양의 어머니가 안산 한도병원에 옮겨진 시신을 보고서는 "내딸이 아니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탓에 이 망자는 이날 안산으로 이송됐다가 다시 목포 기독교병원으로 내려왔다.

하루빨리 부모 품에 안겨도 모자랄 판에 어른들의 미숙한 일 처리로 수백 km를 오간 것이다.

시신이 되돌아왔다는 사실에 기독교병원 장례식장은 해경 과학수사대와 ,목포시, 안산시, 단원고 관계자들이 급히 모였다.

해경은 서둘러 시신을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봤고, 망자가 입고 있던 바지에 '박혜정'이라는 글자가 박힌 이름표를 발견했다.

또 망자의 오른쪽 귀에서 피어싱 2개를 찾았다.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특징들이지만 인제야 찾아냈다.

해경과 학교 측은 이 단서를 가지고 실종자 가운데 이름이 비슷한 박혜선 양의 부모께 연결을 시도했다.

1시간여 끝에 연락이 닿은 박 양 부모는 "가족 중에 박혜정이라는 사람도 없고, 내 딸은 피어싱하지 않았다"며 딸이 아니라고 했다.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단원고에서 지원 나온 한 교생이 "김민지라는 학생이 2명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 부분에서 혼선을 빚은 것 같다"며 옆에 있는 다른 교사에게 자세한 상황을 물었다.

그때 놀랍게도 이 교사는 "우리는 모르는척 합시다. 너무 관여하지 말고 그냥 신원미상 처리하죠"라고 답했다.

순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이 교사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수백명의 제자가 아직까지도 물 속에 잠겨 있는 상황에서 상상할 수 없는 답변이었다.

한편 해경과 학교 측은 시신의 주인이 박혜선 양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다시 망자의 유가족을 찾고 있다.

망자는 파란색 바지를 입고 있으며 바지 허리춤에 '박혜정' 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또 머리카락은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고 오른쪽 귀에 구멍이 세 곳 뚫려 있다. 그 가운데 2개의 링이 달려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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