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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아이디어는 가족이…해경 "그런 생각 못해 죄송"

관련이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입력 : 2014-04-19 13:30:52 수정 : 2014-04-19 13: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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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 사고 나흘째를 맞은 19일 세월호가 왼쪽으로 더 기울어져 어렵게 마련했던 선내 진입로가 막힌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작은배를 이용해 잠수사 1,2명을 투입할 것이 아니라 바지선을 이용해 수십명의 잠수사를 투입하자, 집어등이 달린 오징어배 동원"등 구조와 수색에 효과적인 아이디어를 실종자 가족들이 낸 반면 해경은 "미처 생각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이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구관호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정보수사과장은 이날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세월호가 수중에서 기울어 오른쪽 옆 면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냐"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다음은 구 과장이 실종자 가족들과 주고 받은 일문일답이다.

-구조 작업 현장에 있는 학부모로부터 '현재 배 상태는 오른쪽 옆면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냉혹하게 얘기해서 에어포켓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봐야할 듯 하다. 막막하다. (이 사실을) 실종자 가족들 중에는 몇몇 대표 밖에 모른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왔다. 배가 오른으로 기운 것이다. 사실상 진입로가 막힌 것이다. 이 사실 알고 있느냐.

▲알고 있다.

-배가 180도 엎어졌다가 다시 또 45도 기울었다. 배 현재 상태와 기운 원인이 무엇이냐.

▲배는 현재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수면으로부터 배의 제일 높은 부분이 10m 정도 더 내려가 있다. 배가 기울어진 원인에는 여러가지 가능성이 존재한다. 원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 어제 구조 작업이 해군의 에어포켓 주입, 전문 구조사 언딘마린인더스트리의 공기 주입, 해경과 해군의 실내 수색 등으로 진행됐다. 조류도 변수가 될 수 있겠다.

어떤 작업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쳐 배가 기울었는지 이 자리에서 단정지어 말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이 원인에 대해 분석해 추후 규명 가능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구조는 어떻게 진행되나.

▲구조는 진행된다. 오늘은 민관군 잠수부 652명을 동원해 40회에 걸쳐 선내 진입을 시도할 것이다. 이 부분이 바로 우리가 (구조에)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진입로로 사용되던) 창문이 바닥을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선내 진입은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

▲배는 좌우 대칭이기 때문에 좌측이 바닥을 보든, 우측이 바닥을 보든 (구조에는)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배가 기울어 있다고 해서 진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진입로 확보에만 이틀이 걸렸다. (진입로가 막힌 상황에서) 어떻게 배 안으로 들어간다 말이냐.

▲진입로를 뚫었던 부분이 기울어져 (막혔다면) 반대쪽을 뚫어야 한다. 배에는 선미갑판과 2,3,4층 등 또 다른 출입문이 있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진입할 것이다. 기존의 진입로가 완전히 막혔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우리는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 배가 뒤집혔다고 하더라도 배의 밑 바닥이 콘크리트도 아니고 배와 바닥의 틈을 이용해서라도 진입할 수 있다. 우선 기존 뚫어 놓은 진입로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현장에 가보지 않아 모르지만 기존 진입로가 막히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아니라면 선미든, 배의 반대쪽이든 어렵겠지만 다시 뚫고 들어가야 한다.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선내로의 진입이다.

▲오늘 내에 어떻게든 선내에 있는 분들을 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는 기상과 관계 없이 모든 것을 투입해 진행할 것이다.

-현재 상황은.

▲상황이 확인되는대로 더 일찍 확인해드리고 오늘 작업한 것 기준으로 가족 대표들이 원했던 것까지 해서 말씀드린다. 바지선에서 잠수부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다가 동시에 많은 인력들이 투입될 수 있도록 오전 10시30분 이후로 하기로 돼 있다. 또 야간에는 어두워서 작업이 어려워 어제는 조명탄을 쐈지만 학부모들이 건의한 부분과 저희가 고민한 부분도 있고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많은 인력들을 투입해 선내에 들어가서 거기 계신 분들 빨리 이쪽으로 올라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바지선 투입을 그저께부터 원했는데 해경에서 안해줘서 학부모들 자금으로 구해서 바지선 투입하고 민간인 잠수부 투입하고 있다. 오징어배도 우리가 이야기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왜 안됐는지 답변해달라.

▲바지선은 진도군청하고 협의를 거쳐서 제가 알기론 완도 부근에서 출발하는 바지선이 도착할 예정이다. 지금 오는 바지선은 크지 않기 때문에 양쪽 예인선에 바짝 붙어서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또 부산에서 더 큰 바지선이 지금 이동해서 오고 있다. 바지선에서 안전 거리를 유지하며 사람을 구출할 수 있도록 검토·실행중이다.

-3층 선실에서 시신 3구를 발견하고 꺼내오지는 못했는데.

▲육안으로는 확인했는데 창이 있어서 창을 도끼로 깨려고 했으나 안 깨져서 해군에게 요청을 했다.

-선내에 기름 유출은 어느 정도 됐나.

▲바다 바깥 부분에 상당 부분 유출됐다. 방제정을 동원해 방제작업 중이다. 기름은 물 위로 떠오르기 때문에 선내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시야가 20cm밖에 확보가 안되는데 민간인이 들어가서 시신 3구를 확인한 건데.

▲시야는 배 바깥과 배 안이 다를 수 있다.

-4층에는 시신도 많고 부유물도 많다. 소지품부터 시작해서 부유물이 뒤섞이고 시체 둥둥 떠다니고 아수라장이다. 해경측은 얼마나 알고 있나. 앞으로 수습은 어떻게 할 것인가.

▲시간이 늦었고 정말 죄송하다. 최선을 다해 밤낮 구분없이 작업할 것이다. 조그만 보트에서 두 사람씩 내려가는 방법으로는 많은 인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선박을 다 동원하도록 하겠다. 최대한 많은 인력을 선내로 투입해 사람들을 꺼내오는 게 최대 목표다.

-생존자는.

▲생존자 확인한 것은 없다.

-사람들이 살아 있을 공간에 4일 10시간동안 도달해 본 사람이 없다. 4일만에 첫 공식 브리핑이 오늘인데 변명만 해서 되겠나.

▲아직까지 1명도 구조를 못했는데 신속하게 구조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정부기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회피하거나 외면할 생각은 없다.

-가족들과의 의사소통 창구는.

▲가족 대표 등을 통해 바지선 등 아이디어를 들었다. (실종자 가족들은)모든 것들을 저희가 먼저 알아서 선제적으로 더 완벽하게 해 주길 바라고 있는데 저희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오늘 이 순간에 저희가 더 최선을 다해 구조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셨으면 한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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