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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가재난 두고 거짓을 유포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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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0 22:29:24 수정 : 2014-04-20 22: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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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불행을 당하면 함께 슬퍼하고 위로한다. 작은 손길이라도 내밀어 하루빨리 시름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그것이 인지상정이다. 하물며 대형 참사로 온 국민이 비탄에 잠긴 상황에서는 두말할 나위 없다. 세월호 침몰 사고 앞에서는 너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모두가 아파하는 국가적 재난을 남의 일인 양 외면하는 몰지각한 이들이 있다. 슬픔을 덜어주는 일에 힘을 보태기는커녕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주검으로 돌아온 어린 학생들, 생사를 알 수 없는 승객들, 실의에 빠진 유가족들, 생환을 바라며 피 말리는 고통을 견뎌내는 실종자 가족들, 죽음을 무릅쓰고 구조에 사투를 벌이는 구조요원들. 그들의 눈에는 이들이 보이지 않는가.

홍가혜씨 파문이 눈길을 모은다. 그는 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자신을 민간 잠수부라고 소개하며 “해경이 민간 잠수부들의 구조작업을 막고, 대충 시간이나 때우라고 했다”, “실제 잠수부가 배 안에서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대화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고 했다. 거짓말이었다. 세계일보 자매지인 스포츠월드가 과거에도 거짓말을 일삼아온 홍씨의 실체를 보도하면서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방송사는 사과했다. 하지만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해당 방송사가 사과했음에도 강기갑 전 의원이 그의 말을 리트윗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도 빠르게 퍼져 나갔다. 경찰은 홍씨 체포에 나섰다.

홍씨뿐일까. 사실과 다른 글과 메시지가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범람하고 있다. 사고 초기 “생존자가 여객선에 살아있고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는 가짜 메시지가 나돌더니 최근에는 “선박을 인양하기로 결정했다”는 메시지가 또 나돈다. 비슷한 유형의 유언비어가 한둘이 아니다. 심지어 실종자와 가족을 조롱하는 글과 목숨 건 구조활동을 깎아내리는 허위 글도 마구 떠돌고 있다.

무엇을 위해 만들어내는 거짓말인가. 천안함 폭침 때와 비슷한 면이 많다. 실종자 가족에게 말할 수 없는 비탄을 안기고, 정부에 대한 불신과 음모론을 부추기고 있다. 지금은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어떤 이유로든 구조에 차질이 빚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거짓말과 유언비어의 진원을 끝까지 추적해 거짓을 퍼뜨린 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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