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 없다.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불찰”이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서도 “아이에게 ‘잘 모르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 잘못했다’고 얘기했고 아이도 반성하고 있다”며 “그분들(유가족, 실종자 가족)에게 위로가 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파문은 사상 최악의 참사로 비탄에 빠진 민심을 자극하는 것이어서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지율 고공 행진 중인 정 의원의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 판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당 관계자는 “상승세를 타고 있던 정 의원에게는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꼴’이 됐다”며 “정 의원이 본선에 진출하면 야권이 집중 공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후 정 의원이 최대 주주인 현대중공업의 울산 선박작업장에서 불이 나 2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정 의원은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정군과 함께 자택에 머물며 자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죄드립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이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아들 정모군이 페이스북에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을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데 대한 사죄문을 발표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당 사고 대책위는 19일부터 매일 의원단과 보좌진 협의회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신중’을 주문하고 있다. 이날도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임내현 의원의 마라톤 행사 참석과 관련해 ‘각별한’ 조심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연·박영준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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