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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마지막 지켜보지 못했던 '파란 눈'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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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2 08:36:44 수정 : 2014-04-23 08: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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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눈의 어머니는 갈색 머리칼이 헝클어진 것도 모르고 펑펑 울었다. 아들의 마지막 검안을 차마 보지 못하고 벽에 기대에 울고 또 울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재학 중이던 세르코프 빌라체슬라브(17)는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었다.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슬라바'라고 불렸다.

슬라바의 시신은 사고가 벌어진지 엿새째인 21일 발견됐고 22일 오전 1시께 2차 검안을 위해 목포 세안병원으로 이송됐다.

남편 A씨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에 들어선 슬라바의 어머니는 이미 퉁퉁 부은 눈으로 울고 또 울었다. 곁에 있던 남편과 아주버니가 계속 위로했으나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이 놓인 검안실 바로 옆 벽에 그대에 멍하니 하늘만 쳐다봤다. 파란 눈의 어머니는 아들의 마지막 검안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의 꼭 잡고 다시 울었다.

슬라바는 한국과 러시아 국적을 모두 가진 이중국적자다. 한국 단일 국적을 갖고 싶었으나 차일피일 미뤄졌고 결국 한국인도 러시아인도 아닌 채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됐다.

아버지 A씨는 "슬라바가 수영대회에 나가기 위해 한국 단일 국적을 신청했는데 2~3년 계속 미뤄졌다"며 "성인이 되면 그땐 한국인이 될 수 있었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슬라바는 가장 먼저 시신이 발견된 故 정차웅(17)군과 같은 반으로 가장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故 정군의 시신이 발견됐을 때 학생들은 주저 없이 슬라바를 떠올렸다.

슬라바는 가장 친했던 친구의 발인일인 22일 2차 검안을 끝내고 장례를 치르기 위해 안산 사랑의 병원으로 이동한다.

아버지 A씨는 "슬라바가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과 모두 헤어져 혼자 단원고로 배정돼 친구가 많이 없었다"며 "집에서 학교 이야기를 거의 안 해 차웅이와 친한 줄 몰랐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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