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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곡의 팽목항, 무책임한 행태 낱낱이 밝혀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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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2 22:49:36 수정 : 2014-04-22 22: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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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군 합동수색팀은 어제도 선체의 3, 4층 객실과 식당을 집중수색했다. 그러나 그토록 바라던 생존자는 없었다. 기적을 애타게 기다리던 실종자 가족들의 바람은 진도 팽목항으로 옮겨진 시신 앞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그들은 목놓아 또 오열을 토해내야 했다. 지금쯤 수학여행의 추억을 얘기하며 재롱을 피울 아들딸들이 아니던가.

누가 그들 아들딸을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검경합동수사본부 수사로 세월호 침몰 원인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준석 선장은 배 안에 물이 차올라 사람이 움직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았으며, 위험지역 맹골수도를 지날 때에는 조타실도 비운 것으로 드러났다. 선장과 항해사 조타수 대부분은 사고 직후 가장 빨리 탈출할 수 있는 선교에 올라가 있었다고 한다. 기관장 박모씨 등은 선원들만 아는 통로를 통해 3층으로 내려가 다른 기관원과 함께 탈출했다. 그들의 행동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주며 탈출을 도우다 숨진 여승무원 박지영씨와는 너무도 달랐다. 어린 학생들을 찬 바다에 버려둔 채 자신들만 빠져나온 행동이니 용서받기 힘들다.

검경은 이들의 무책임한 행태를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선장에게 미필적 고의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법률적인 검토는 물론 더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의 무책임한 행태를 엄벌하지 못하면 제2, 제3의 ‘이준석 선장’은 또 나온다. 남의 생명을 방기한 자에게는 준엄한 법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팽목항에는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쌓이고 있다. 조류가 빠른 사고해역에 조류 흐름이 가장 느려지는 소조기가 24일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실종자 가족대표단은 “23∼24일까지 생존자 확인과 시신 수습을 완벽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시간은 없다. 끝까지 생존자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더 이상의 비극은 없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더 이상 부끄러운 나라가 돼선 안 된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그들이 살아서 돌아오길 비는 마음을 한데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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