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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투 벌이는 잠수부들, 판치는 괴담과 가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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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2 22:50:55 수정 : 2014-04-22 22: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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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바다에서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를 찾아내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700명 안팎의 잠수부들이 암흑의 바닷속으로 몸을 던진다. 이들은 해군 해난구조대(SSU)와 특수전 전단(UDT/SEAL), 육군 특전사, 해경 잠수요원, 민간 잠수부들이다. “물밑의 아이들을 생각하면 잠자는 시간도 아깝다”며 목숨을 건 구조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몸은 지칠 대로 지쳐 있지만 한 생명이라도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바닷속을 헤집고 있다.

어제 끝내 수색작업을 하던 해군 UDT요원 한 명이 수색에서 돌아온 뒤 마비증상을 나타냈다고 한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청해진함으로 옮겨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 특수구조단 요원 한 명도 수색 도중 머리를 다쳤다. 고통스러운 잠수부가 어디 한둘이겠는가. 하지만 어찌 하겠는가. 바다에 갇힌 아들딸을 애타게 부르는 부모와 국민이 믿을 것은 그들뿐이니 마지막까지 분투해주기를 바란다.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때, 찬물이나 끼얹는 꼴불견이 이어지고 있다. 괴담을 꾸며내고 이를 퍼나르는 몰지각한 행태가 사투를 벌이는 구조대와 희생자 가족을 멍들게 한다. 대한민국이 아닌 딴 세상 사람들이라도 이럴 수는 없다.

또 음모론을 지핀다. 천안함 폭침 때 음모론을 제기했던 인터넷매체 서프라이즈의 신상철 전 대표는 “세월호는 못 구하는 것이 아니라 안 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주민보’ 등 친북성향 매체는 “세월호 침몰은 미국 잠수함에 충돌했기 때문”이라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다. 천안함 폭침 때의 판박이다. ‘배 안에 생존자들이 있다’는 정체불명 메시지가 아직도 떠돈다.

‘가짜’까지 나돈다. ‘홍가혜씨 파문’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진도 방문 때 학부모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았던 송정근씨는 학부모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소속 경기도의원 예비후보였다. 청와대 항의 방문을 선동한 사람 중에도 실종자 가족이 아닌 사람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그제부터 자체적으로 명찰을 달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 참석한 여성이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고 있다”는 허위 글을 SNS에 퍼날라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웃 가슴에 대못질이나 해서야 되겠는가. 백지장을 맞드는 심정으로 고통을 나누어 역경을 이겨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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