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구명복을 벗어주며 학생들을 구하고자 했던 여승무원 박지영씨, 혼자 살아남아 못내 미안해 제자가 간 길을 따라간 강민규 교감 선생님의 영결식도 앞서 치러졌다.
온 곳이 울음이다. 살아남아 미안한 스승과 친구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이 나라의 부모들. 모두의 억장이 무너져내린다.
구조된 단원고 학생 부모들이 그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마음이 무겁다. 갇혀 있는 아이들을 찾으러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애타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려 구조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했다. “창문만 바라봐도 물이 들어올까 덜컥 겁이 난다는 살아남은 아이들에 대한 취재경쟁을 멈추어 달라”고 했다. 그 고통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들뿐이겠는가. 아이를 떠나보낸 부모 형제들, 단원고에 남은 학생과 선생님들. 모두의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
온 국민이 성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많은 운동선수, 연예인도 성금을 선뜻 내놓았다. 그것으로라도 위안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담겨 있으니 뜻깊은 성금이다. 진도 현장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넘쳐난다. SNS에서는 ‘노란리본 캠페인’이 번지고 있다. 실종자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캠페인에는 영국의 축구클럽 리버풀FC도 동참했다.
이웃의 불행을 자기 일처럼 생각할 때 어려움은 이겨내기 쉬워진다. 손을 내밀어 상처받은 이웃을 위로해야 한다. 고통의 바다로 이끌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전면적인 지원대책도 필요하다. SNS에 나도는 철없는 글, 남의 아픔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는 행동은 버려야 한다. 지금은 온 국민이 서로 보듬어 상처를 치유해야 할 때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