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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액 접대비 ‘검은 유착’… ‘바다 부실’ 밑바닥 파헤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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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4 06:00:00 수정 : 2014-12-08 14: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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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침몰은 접대와 로비가 부른 결과인가. 청해진해운 사주는 공무원과 끈끈한 유착으로 부를 축적했는가.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세계일보 취재 결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모회사인 천해지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44억7100만원의 접대비를 사용했다. 연간 3억3000만원 정도를 접대비로 뿌린 꼴이다. 선원 안전교육에는 쥐꼬리만 한 돈을 썼다. 청해진해운이 지난해 선원 교육비로 쓴 돈은 54만1000원에 불과했다. 승객의 안전은 뒷전인 채 관리·감독기관을 상대로 로비만 일삼은 것은 아닌지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로비 의혹의 정황은 많다. 청해진해운은 2009∼2010년 세무조사를 받을 때도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았다. 청해진해운이 1995년 이후 20년째 인천∼제주 항로 독점권을 갖고 있는 것도 로비의 결과가 아닌지 의심된다. 해양수산부는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도 다른 해운사에는 면허를 내주지 않았다. 청해진해운에 수십년간 독점권을 주어야 할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스스로 ‘눈뜬장님’ 행세를 하는 관리감독을 보면 의혹은 분명해진다. 한국해운조합은 승선 인원, 중량, 화물 결박 여부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 서류나 제대로 봤는지 모르겠다. 한국선급은 지난 2월 정기검사 때 세월호에 ‘양호’ 판정을 내렸다. 엿새 후 인천해경은 ‘5곳 불량’ 판정을 내렸다. 청해진해운만 그런 것이 아니다. 2008년 이후 행한 선박검사 합격률은 99.96%에 이르렀다.

아무리 난장이라도 이러기는 힘들다. 한국선급, 선박안전관리공단, 한국해운조합의 수장은 모두 해수부에서 내려온 낙하산 인사다. 낙하산 인사가 방패막이를 해주니 ‘묻지마 감독’이 행해질 수밖에 없다. “관리감독권을 단체에 맡겨야 한다”고 줄기차게 외친 공무원들은 왜 그랬을까.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두 아들은 국내에만 3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56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재산을 불린 방법이 궁금하다. 해운사업에 몰두한 것에도 로비를 통해 구축한 인맥을 이용한 흔적이 보인다. 검찰은 어제 유 전 회장 일가 자택, 청해진해운 관계사, 관련 종교단체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안전에 등돌린 청해진해운을 비호한 세력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 이를 위해 45억원 접대비를 포함한 로비자금의 종착지를 가려내야 한다.

낙하산을 고리로 특혜를 주고받는 것이 어디 청해진해운뿐일까. 추악한 ‘부패 커넥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곳은 한둘이 아니다. 해운 분야의 음습한 실상을 낱낱이 밝혀 국가개혁의 단초로 삼아야 한다.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 신문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관련 기사에서 오대양 사건 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가 그 배후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에 대해 인천 지방검찰청은 공문에서 오대양 사건이 “당시 수사기록 검토 결과 집단자살이 구원파 측이나 유병언 회장과 관계있다거나 5공 정권의 비호가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혀와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라는 직위가 없어 오대양 사건 당시 유병언 전 회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목사로 재직한 사실이 없으며 세월호 이준석 선장은 신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어 이를 바로잡습니다.

한편,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은 물론, 청해진해운의 대주주인 천해지, 천해지의 대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아니고, 유 전 회장은 높낮이모임을 통해 회사 경영에 참여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 일가의 추정재산 중 상당수의 땅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이 유기농 농산물 재배를 목적으로 설립된 곳으로 유 전 회장의 소유가 아니고, 해외에 어떤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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