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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유족 "섣부른 위로보단 마음속 기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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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4 14:24:44 수정 : 2014-04-24 14: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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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울고 소리치고 감정을 폭발시키는게 도움이 된다"  "함부로 위로하려 들지말고 마음 속으로 기도만 해주셨으면 좋겠다."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의 유족들은 24일 세월호 침몰사고로 아픔을 겪고 있는 가족들에게 섣불리 위로하거나 달래는 것조차 오만이고 사치로 비쳐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천안함 사건 당시 산화한 고 최정환 상사의 자형 이정국씨는 "세월호 사고 가족들도 4년 전 천안함 유가족처럼 분노, 인정, 체념 과정을 똑같이 겪게 될 것"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국민이 자식과 형제를 잃은 가족의 슬픔이라고 일반화해 위로하려고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고통받는 가족들에게 혼란만 줄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천안함 유가족인 고 나현민 상병의 부친 나재봉씨는 "엊그제 팽목항에서 먼산을 바라보고 있는 가족 몇분을 만나 '저도 천안함 유가족'이라고 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라'. 이게 바로 그분들 심정"이라고 했다.

그는 "같은 아픔을 경험한 유족이라고 해도 내 자식 생사 확인이 우선인만큼 그분들 스스로 감정을 추스르도록 지켜봐주는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4년이 지났지만 이번 사고로 예전 일이 다시 떠오르는데 부모 마음은 똑같지 않겠느냐"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들 텐데 비슷한 경험을 한 유족이라고 이런 말을 꺼내는게 도움이 될 지 사실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차라리 울고 소리치고 감정을 폭발시키는게 더 도움이 된다"며 "'누가 말만 걸어봐라' 식으로 감정이 격해진 가족들에겐 여러 말보다는 묵묵히 곁을 지키고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보살피는 게 최선인 것 같다"고 조언했다.

사고가 어느 정도 수습되면 추모 프로그램, 편지쓰기 행사 등과 같은 희생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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