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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논단] 오바마 방한과 북한의 4차 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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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4 21:04:02 수정 : 2014-04-24 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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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오판, 中마저 제재 나설 수 있어
강경하고 분명한 대북 경고 필요
한반도의 남쪽에서는 대형 여객선 침몰 사건으로 온 국민이 애도의 분위기에 빠져 있는데 북쪽에서는 4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에 이어 중국의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마저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고 있다. 분단된 한반도의 현주소다. 이런 상황에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한국을 방문한다. 자연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나올 양국 정상의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최근 한·미·일과 중국 사이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접촉이 빈번히 이루어졌다. 중국의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는 북한과 미국을 오가며 6자회담 재개의 조건을 협의했다. 중국으로서는 6자회담 개최를 통하여 북한의 숨통을 죄고 있는 국제적 압박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고 한반도의 안정도 꾀하고 싶을 것이다. 이런 상황 전개에 발맞추어 한·미·일이 지금까지 견지한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법으로 문턱을 낮추고 있다는 보도도 흘러 나왔다.

그러나 정작 북한당국은 주변국들의 이러한 노력에 아랑곳하지 않는 듯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 ‘큰 거 한방’을 언급하며 함경북도 풍계리 일대의 핵실험장 주변에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정말 4차 핵실험을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이다.

정진영 경희대 교수·국제관계학
북한당국의 입장에서는 내부 결속과 김정은의 리더십 확보 차원에서 그리고 핵능력의 업그레이드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4차 핵실험 카드를 꺼내들고 싶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외부세계의 정세를 크게 잘못 읽은 오판의 산물일 것이고 결과적으로 국제사회에서 큰 낭패를 맞게 될 것이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서울에서 얘기한 것처럼 북한은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는 꼴이 될 것이다. 북한의 생명줄인 중국마저 단독으로 북한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들이 나오고 있고, 미국 의회에서는 북한 붕괴를 겨냥한 포괄적인 금융제재안마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당국이 외부세계의 정세 변화에 둔감하거나 이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사례는 지금껏 허다했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당국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것은 정말 무모한 짓이다. 지난 3차례에 걸친 핵실험으로 이미 강력한 대북 제재 조치가 국제사회에서 시행되고 있다. 또한 북한의 인권유린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리고 2012년 2월 미·북 고위급 회담에서 도출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는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진정성을 요구하는 것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드레스덴 선언은 북한이 변화를 선택하면 대규모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물론 북한당국이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그 조건을 완화하기 위한 계산된 전략의 일환으로 지금 4차 핵실험 시늉을 내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큰 오판의 산물이다. 지금 국제사회는 북한의 그러한 협박에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대북 제재를 위한 국제사회의 결속만 다질 뿐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서울에서 북한당국에 보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하다.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응징하기 위한 한·미 간의 강력한 결속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강력하고도 분명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포괄적 금융제재 법안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국제사회와 더불어 북한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국제정세를 잘못 읽고 있는 북한당국으로 하여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서 보여준 미국의 무기력함을 북한당국이 오판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분단된 한반도의 남과 북이 극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현 상황이 서글프지만 서울을 찾은 미국 대통령이 보여주어야 할 태도는 명확하다. 슬픔에 잠긴 남쪽에 대해서는 혈맹의 국가수반으로서 최고의 위로와 강력한 동맹관계의 우의를 최대한 보여주되 북쪽에 대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경하고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보내야 한다.

정진영 경희대 교수·국제관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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