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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참사 예방의 답은 현장에… 꼭 기록 남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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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24 18:50:34 수정 : 2014-04-24 22: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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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참사 백서’ 만든 홍원화 교수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기관사가 ‘마스터키’(전동차 전원을 조정하는 키)까지 뽑고 탈출한 것과 세월호 사고 때 선장이 승객은 움직이지 못하게 해놓고 먼저 탈출한 것은 똑같습니다. 재난 시기는 다르지만 과정은 비슷한 거죠.”

홍원화(사진) 경북대 건축학과 교수는 24일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가 커진 것은 과거 재난 처리과정을 통해 얻은 교훈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홍 교수는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당시 민간 전문가로서 1년 동안 자료를 수집하고 각계 전문가를 인터뷰해 대구지하철 참사 백서를 출간했다. 그는 “대형 참사 예방의 답은 현장에 있는데, 현장이 빠르게 손상되고 있었다”며 “잊었을 때 다시 돌아오는 것이 재난의 속성이기 때문에 누군가 어떻게든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대구시 공식 백서는 홍 교수가 백서를 발행한 뒤 1년이 지나 뒤늦게 나왔다. 홍 교수는 “기록을 남기면 나중에 책임소재를 추궁당할 것을 우려해 정부는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 때문에 주변 교수들이 ‘희생자 가족과 정부 쪽 어느 곳에서도 환영을 못 받을 것’이라며 백서 쓰는 것을 말렸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일본 유학 시절 6000여명의 희생자를 남긴 1995년 한신 대지진을 경험했다. 당시 그는 일본건축학회에서 파괴된 건물에 파손 정도에 따라 색깔이 다른 표식을 붙이는 작업을 도우며 일본의 재난 자료 수집 현장을 지켜봤다. 홍 교수는 재난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백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백서는 비슷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초동대처부터 한달 뒤, 1년 뒤, 10년 뒤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지침이 된다”며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슷한 재난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체계적인 자료를 남겨 누구든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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