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회장님 사진 한장 5000만원…'유병언 일가' 수상한 자금거래

관련이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입력 : 2014-04-25 13:37:49 수정 : 2014-04-25 14:35:3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침몰한 세월호의 운항사인 청해진해운를 비롯해 천해지 등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관련된 회사들은 지분으로 서로 얽혀있을 뿐만 아니라 빈번한 내부거래를 통해 유 전회장 일가의 부를 구축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들은 유 전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들로 알려진 곳들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 전회장의 계열사들은 전체적인 규모 파악이 쉽지 않을 정도의 내부거래를 주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 전회장 일가가 이들 계열사와 영농조합 등을 이용해 수천억원대의 부동산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도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내부거래는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경영자문·컨설팅을 주로 하는 이 업체는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와 차남 혁기(42)씨가 최대주주인 회사다.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지난해 매출 중 대부분은 내부 계열사(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명목상 '컨설팅 비용'이다. 다판다와 문진미디어, 천해지, 아해, 세모 등 유 전회장 일가의 계열사 대부분이 이 같은 명목으로 매년 수천만원씩 아이원아이홀딩스에 지급했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매년 5억원 남짓한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이 5억2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의 대부분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것이다.

검찰은 직원이 4명에 불과한 아이원아이홀딩스가 많은 계열사들을 컨설팅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허위거래를 통해 회삿돈을 빼돌린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아이원아이홀딩스 뿐만 아니라 천해지(조선플랜트), 다판다(건강식품판매), 세모(건강식품제조업), 문진미디어(도서출판제조업), 아해(도료제조업) 등 기타 관계사들끼리의 내부거래도 빈번했다. 특히 업종이 전혀 다른데도 내부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었다.

천해지는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지난해 2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10억원의 보증을 서줬다. 천해지는 청해진해운과 달리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의 사업을 하는 문진미디어와 2200만원 가량의 거래를 주고 받았고, 직전해에는 2700만원의 매출을 올려줬다. 유 전회장의 해외 사진 전시 등을 총괄하는 아해 프레스 프랑스(AHAE PRESS FRANCE)에도 18억여원의 매출을 올려줬다.

계열사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한 돈을 그대로 다른 계열사에 빌려준 경우도 있었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유 전회장 일가의 '자금줄'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세모신용협동조합으로부터 5000만원을 빌렸고, 다판다로부터는 7800여만원을 차입했다. 그러면서 천해지의 은행 대출금에 대해서는 42억원대의 지급 보증을 섰다. 천해지는 지난해 아해 프레스 프랑스에 19억4500만원을 빌려줬다.

얼굴 없는 사진작가로 알려진 유 전회장의 '작품'도 내부거래의 대상이다. 검찰은 유 전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계열사들이 그의 사진을 장당 5000만원씩 주고 400여장을 사들여온 혐의를 포착했다. 약 200억원 규모의 거래다. 검찰은 이 사진들이 실제로 장당 5000만원의 가치가 있는지, 유 전회장이 거래를 종용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또 유 전회장이 찍은 사진으로 만든 달력을 개당 500만원씩받고 13개 계열사에 수억원어치씩 강매해왔다는 진술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을 둘러싼 내부거래는 또 있다. 천해지는 지난해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의 문화사업부를 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120억원대로 추정되는 유 전회장의 사진작품을 떠안았다. 이와 관련해선 유 전회장 일가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사진작품의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유 전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 중에는 드러나지 않은 계열사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가는 국내에서만 40여개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법인까지 합치면 50곳이 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내부거래의 규모가 크고 복잡해 전체적인 파악이 안 될 정도로 심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유 전회장 일가를 둘러싼 의혹은 내부거래 뿐만이 아니다. 곳곳에 차명으로 재산을 은닉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선 각종 '영농조합'이 의혹의 핵심이다. 청초밭 영농조합은 제주 서귀포시에 녹차밭과 목장 등 1000만㎡ 땅을 소유하고 있다. 경북 청송군에 설립된 보현산영농조합은 청송·군위군 일대에 임야와 전답 900만㎡를 관리한다. 이들 중 339만㎡는 대균씨와 혁기씨 명의로 돼있다. 보현산영농조합은 울릉도에도 10만여㎡에 달하는 적지 않은 토지를 가지고 있다.

하나둘셋영농조합은 경기 안성시 '금수원' 인근에 44만㎡의 토지와 서초구 염곡동 유 전회장 자택 인근의 밭 6개 필지(5729㎡)를 갖고 있다.

대균씨와 혁기씨가 대표인 몽중산다원영농조합은 전남 보성군에 녹차밭 15만㎡를 소유하고 있다. 유 전회장 일가 계열사인 온지구가 93.3%의 지분을 가진 일출영농조합은 제주에 목장과 소시지 가공공장을 보유했다.

이들 영농조합은 실질적으로 유 전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일가가 자신들의 재산을 '영농조합' 명의로 숨겼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계열사들도 적지 않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계열사 10곳이 전국에 보유한 부동산의 장부가액만 1845억원이다.

다판다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경기 용인시, 남양주시 등에 176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문진미디어도 물류창고 등의 명목으로 서울 역삼동·서초동과 경기 안양시 등에 261억 상당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아해도 제주 서귀포, 전남 곡성군 등에 89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천해지도 본사 부지 명목으로 334억원 가량의 부동산을 갖고 있고 온지구와 트라이곤코리아도 각각 52억, 47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유 전회장 일가는 해외에도 적지 않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경매를 통해 52만유로(약 7억7000만원)을 주고 사들인 프랑스 남부 쿠르베피 마을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는 라벤더 농장과 '하이랜드 스프링스 리조트'가 있다. 혁기씨 명의로는 미국 뉴욕 저택과 맨해튼 고급 아파트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 전회장 일가가 조세피난처인 파나마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재산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나온 상태다.

다판다와 문진미디어를 이용해 파나마에 자본금 1만달러(약 1040만원)짜리 회사를 만들었는데, 이 회사들은 각각 8억6000만원씩 출자했다. 때문에 유 전회장 일가가 '해외 법인 설립'을 이유로 재산을 빼돌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뉴스1>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