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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찾은 오바마, "조선의 왕처럼 근면해야 하는 자리가 미국 대통령"이라고

입력 : 2014-04-25 17:18:36 수정 : 2014-04-25 17: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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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정오무렵 방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정상회담에 앞서 용산 전쟁기념관과 경복궁을 잇따라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5분께 경복궁을 찾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인 박상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의 안내로  25분가량 근정전, 사정전, 경회루 등 경복궁 경내 건물 등을 관람했다.

박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 궁궐은 600년 조선왕조를 지나면서 여러 변화를 겪은 산 증인"이라며 "근정전은 일반 관람객은 들어갈 수 없는데 이번에 특별히 배려했다"고 소개했다.

미국 대통령이 경복궁을 찾은 것도, 외국 정상이 근정전 안에 들어간 것도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근정전 내 어좌(御座) 옆 탁자에 놓인 빨간색 상자에 대해 "어보(御寶·왕의 도장)가 들어 있던 상자"라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오바마 대통령은 동행한 미국 기자들에게 이번에 반환할 어보에 대해  "(해당) 어보는 한국전의 혼란 속에 미국에 불법적으로 온 것인데 어떤 나이 많은 미국 할머니의 양심적인 행동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가져온 물건이 한국인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박 교수가 전했다.

박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당히 자세한 배경을 아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대한제국과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황제지보(皇帝之寶)' 등 인장 9점을 반환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근정전 내 일월곤륜도(日月崑崙圖)에 나온 태양이 '왕·남자'를 상징한다는 설명을 듣고 달이 '음(陰)'을 뜻한다는 것을 알아맞혔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박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동양철학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왕의 집무실인 사정전을 둘러볼 때 박 교수가 "조선 시대 임금은 오전 5시부터 신하를 접견해야할 정도로 근면하게 일해야 했다"고 설명하자 "미국 대통령 자리도 바로 그렇다"고 농담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회루로 이동해 인왕산 등을 바라보며 "산 쪽 경치가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는 경복궁 남쪽이 과거 서울의 시내였으며 서울이 600년간 수도였다는 설명을 듣고는 "서울이 대단히 긴 역사를 가졌다"고 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을 안내한 박상미 교수는 정부 전액장학금을 받고 하버드대학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김장의 문화 유네스코 등재를 주도했으며 한국외대 국제학부에서 문화인류학, 문화의 세계화 등과 관련된 강의를 맡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경복궁을 찾은 것은 미국이 대통령 방한 때 문화 행사를 갖기를 희망해 이뤄졌다.

우리 정부는 한국 문화에서의 상징성과 경호 여건 등을 고려해 행사 장소를 경복궁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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