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승기] “26% 연비 향상” 볼보 신형 엔진으로 강원도를 누비다

입력 : 2014-05-27 17:38:05 수정 : 2014-05-28 01:12:3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볼보자동차가 현명한 선택을 했다. 엔진 라인업을 줄이고 공통 부품을 늘렸다. 볼보가 오는 6월부터 국내에 출시하는 2.0ℓ DRIVE-E 엔진은 효율적이고 현명한 선택의 결과물이다. 가솔린과 디젤 엔진이 동일한 블록을 사용하는 것도 놀라운데 기존 모델 대신 최고 26%까지 연비도 개선했다. 볼보는 향후 중·대형·SUV 라인업에 이 엔진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운사이징, 모듈화, 플랫폼공유 등 최근의 자동차 업계 트렌드에 충실하다. 볼보의 신형 엔진 라인업을 만나봤다.

강원도 양양 쏠비치 주차장에 30대의 볼보가 늘어섰다. 국내에서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볼보자동차를 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최근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지난해 출시한 소형 해치백 V40 D2가 인기를 끌더니 올해에는 월평균 20대 이상 판매되며 주력 차종으로 자리 잡았다. 주력 라인업인 S60과 S80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수입차에 비해면 초라한 성적이지만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올 들어 4월까지 820대를 판매했다. 매달 200여 대 이상 꾸준히 팔았다. 브랜드에서는 판매량이 회복되는 신호로 분석했고 볼보자동차 본사에서도 예년의 두 배에 이르는 마케팅 예산 지원을 시작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이만식 상무는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본사에서도 인식했고 올해에 이어 내년과 그 이후까지 꾸준히 지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승행사에는 출시를 앞둔 ‘DRIVE-E’ 신형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볼보의 S60, S80, V60, XC60, XC70 등 대부분의 모델이 동원됐다. 대부분의 모델은 자동차의 심장인 엔진과 변속기를 바꿨지만 외형은 거의 동일한 형태로 유지했다. XC70의 뒷모습이 다소 변경됐고 다른 차에서는 꼼꼼히 살펴봐야 달라진 점을 찾을 정도다.

가장 먼저 볼보의 주력 세단 S60 D4를 시승했다. 2.0ℓ의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181마력의 유로 5 엔진이다. 복합기준 연비는 기존 엔진에 비해 17% 향상된 16.2㎞/ℓ다. 여기에 아이신의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저속 구간에서 좀 더 출력을 강화했다.

계기반을 비롯한 실내의 대부분은 전과 동일하다. 다만, 국내에서 장착하는 내비게이션의 품질이 조금 더 좋아졌고 2014년식으로 바뀌며 도입한 화려한 계기반은 그대로 이어졌다.

변속기를 드라이브로 옮기고 가속을 시작했다. 부드럽다. 가속페달에 살짝 힘을 주자 8단 자동변속기는 끊임없이 변속을 이어간다. 시속 60㎞/h 부근에서 이미 6단까지 변속을 마친다. 변속기는 독특한 느낌이다. 듀얼클러치가 아닌데도 변속을 무척 빠르게 한다. 부드럽고 빠르니 운전자는 언제 변속이 됐는지도 인식하기 힘들다.

고속도로로 올라가 시속 100㎞/ℓ로 주행했다. 이어 추월을 위해 킥다운하며 치고 나갔다. 가속페달을 밟자 곧이어 바퀴에서 반응이 온다. 가솔린 엔진의 날카로운 반응은 아니지만 둔하던 디젤 엔진과 변속기의 느낌은 없다. 수동변속모드로 변경하고 한계까지 가속을 했다. 3단에서 5000rpm까지 엔진을 닦달하더니 못 버티겠는지 자동으로 4단으로 변속했다. 디젤 엔진인데도 4000∼5000rpm의 높은 회전수까지 부드럽게 사용한다.

한계령 초입의 오색약수를 들러 내려오는 길에는 신형 변속기의 특징이 드러났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지만 차는 탄력을 받아 계속 달린다. 내리막이 이어지니 오히려 속도가 조금 더 붙는다.

볼보의 신형파워트레인에 들어간 8단 자동변속기는 연료 소비를 줄이고 탄력주행 구간을 늘이기 위해 자동변속기의 토크컨버터 내부에 특별한 부품을 추가했다. 덕분에 한계령의 내리막길에서 간혹 가속페달에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달릴 수 있었다. 연료까지 절감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번에는 가솔린 엔진의 S80 T5로 옮겨탔다. 조금 전 시승했던 S60 D4와 2.0ℓ 엔진 블록은 공유하지만 실린더 헤드 등 일부 부품을 별도로 사용한다. 최고출력은 245마력(HP)으로 ℓ당 100마력이 넘는 고출력이다. 국내 도입하는 S80과 S60 등 세단 라인업에서만 사용한다.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 12.0㎞/ℓ로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임을 감안하면 뛰어나다. 볼보는 경쟁모델로 아우디 A6, BMW 528i, 메르세데스 벤츠 E300 등을 꼽았고 연비와 출력 수치 모두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S60에 이어 곧바로 S80 시승을 시작하니 실내가 비교된다. 우드그레인이 들어갔고 뒷좌석 공간이 더 넓다. 가죽시트의 질감도 더 부드럽다. 고급 라인의 차별화를 확실하게 했다. 옵션에선 비록 차이를 뒀지만 엔진은 두 차 모두 같은 것을 사용한다. 볼보의 현명한 공유 전략이 나오는 대목이다.

가속페달을 밟고 출발하자 물리적으로 떨어졌던 변속기가 다시 붙는 느낌이 살짝 난다. 페달 끝에 느껴지는 아주 작은 진동이다. 가솔린 엔진이지만 볼보의 감성이 느껴진다. 초반부터 엔진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과거 5기통의 ‘오롱’ 거리는 소리와 비슷하다. 감성적으로 닮았다. 그러나 더 부드럽다.

가솔린 엔진의 특징은 역시 고속회전에서 나왔다. 디젤 엔진이 5000rpm까지 무난하게 사용하는데도 놀랐지만 역시 가솔린엔진은 고회전에서 안정적인 출력을 낸다. 8단 변속기는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지만 오히려 너무 자주 변속을 해야해서 불편하다. 자동으로 내버려두면 무척 바쁘게 오르락내리락 변속을 한다.

이번에는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을 하며 가솔린 엔진의 장점을 찾아봤다. 2.0ℓ 엔진이지만 출력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인데도 실내로 들어오는 풍절음은 많지 않다. 역시나 내리막길을 달릴 때면 변속기가 물리적으로 분리되며 탄력주행을 한다. 공인연비 측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큰 장점이 될 것이다. 볼보는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하는 아이가 아니라 세상을 바꿀 큰 뜻을 품고 공부하는 선각자 같다. 연비측정에 잘 나오기 위해 만든 기술이 아니라 실제 연비를 위해 만들었다.

볼보를 얘기하며 안전을 빼놓을 수는 없다. 오늘 시승한 S60과 S80 모두다 시티세이프티를 비롯한 안전장치가 달렸다. 앞서가는 차와 거리를 인식해 추돌 위험이 있으면 미리 경고한다. 차선을 밟으면 주의를 환기시켜주며 S80에서는 앞차와 거리를 조절하며 정속주행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도 들어있다.

최근 자동차 업계의 화두인 ‘스몰오버랩 충돌테스트’ 역시 볼보는 무난하게 통과했다. 충돌테스트 가운데 가장 가혹하다고 미국에서 만들었는데 볼보는 구형 모델로 합격점을 받아버렸다. 차를 만드는 브랜드가 어떤 의지를 가졌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볼보는 신형 파워트레인을 선보이면서 ‘출력을 향상시켰지만 연료 효율성을 놓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연비와 출력의 상반된 두 요소를 한꺼번에 만족시키려는 욕심이 보인다.

신형 파워트레인 ‘DRIVE-E’를 통해 볼보는 효율을 강조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동일한 엔진 블록을 디젤과 가솔린에 모두 사용했고 중형세단부터 대형세단, SUV까지 동일한 엔진을 사용해 개발과 유지, 생산에 드는 비용을 줄였다. 신형 엔진은 세계 최초로 2500bar에 이르는 고압 연료 분사 방식을 사용했으며 연소행정당 9회까지 연료 분사를 가능케 한 정밀 엔진제어 방식을 채택했다. 결과는 내구성과 연소효율의 개선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들여오는 볼보의 신형 파워트레인은 현행 유로 5 기준을 만족시킨다. 엔진 자체는 유로 6를 만족하도록 개발했지만 볼보 관계자는 ‘기술적 이유’라는 설명을 하며 “아직은 유로 5 엔진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추측건대 올 6월로 끝나는 유로 5 신차 발표 기한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유로 6 엔진은 유로 5에 비해서 촉매 등 친환경 기준을 맞추기 위한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차종에 따라서는 300만원 이상이 추가된다. 국내 법상 6월까지 출시한 신차에 한해서는 유로 5 엔진을 판매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다만, 유로 6 엔진을 전면적으로 사용해야하는 내년에는 법규에 맞춘 친환경 엔진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만식 상무는 “내년에는 191마력으로 출력을 향상시킨 유로 6 엔진을 도입할 것”이라며 “볼보자동차가 중국 기업에 인수된 이후 꾸준히 투자한 결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어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양양=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