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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독일차·높은연비·세련된 디자인 3박자 갖춘 폴크스바겐 CC

입력 : 2014-07-07 13:29:49 수정 : 2014-07-07 13: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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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폴크스바겐이 아주 날렵하고 세련된 쿠페형 세단을 내놓은 건 놀라운 일이었다. 골프와 비틀 같은 오래된 디자인을 갈고 닦으며 발전시키는 독일의 국민차 폴크스바겐에서 ‘파격’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차가 등장했다. 4개의 문짝은 창틀이 없는 쿠페형이었고 앞·뒤 문짝 사이 기둥인 B필러와 트렁크로 이어지는 C필러는 날렵하게 마치 바람이 사뿐 하게 내려앉듯 선을 그었다.

현재 모델은 2012년 한 차례 외관 변경을 거친 차다. 2.0ℓ TDI 디젤엔진을 얹었고 폴크스바겐 특유의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더했다. 앞·뒤 모습은 폴크스바겐이 추구하는 패밀리룩을 빼닮았다. 가로로 쭉 뻗은 라디에이터그릴은 폴크스바겐의 모든 차 디자인에서 볼 수 있으며 리어램프가 점등되며 들어오는 각진 라이트는 최근의 폴크스바겐이 지향하는 디자인이다.

옆모습은 쿠페 스타일인 CC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갔다. 물결을 뚫고 나가듯 부드럽게 이어진 곡선이 C필러에서도 그대로 트렁크라인까지 이어진다. 세단에 쿠페의 디자인을 접목한 파격적인 시도다. 메르세데스-벤츠가 CLS를 만들며 시도했고 그 뒤로 아우디의 A7을 비롯한 수많은 차가 쿠페형 세단을 추구했다.

CC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폴크스바겐의 대표 세단 파사트를 이용해 멋을 부렸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파사트를 기반으로 했지만 CC는 전혀 다른 멋을 지녔다. 파사트에 비해 폭은 넓고 길이는 조금 짧다. 높이를 낮춰 날렵함을 살렸다. 실내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2710㎜로 BMW의 5시리즈나 아우디의 A6와 같은 E 세그먼트급 세단 가운데는 작은편에 속한다.

문을 열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창틀이 없는 문짝이다. 국산차 가운데는 예전 그랜저XG에 들어갔던 방식이다. 운전석에 앉아 시트를 낮춘다. 수입 세단 가운데 특히 폴크스바겐의 운전석은 편하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좌우 대칭이 잘 이뤄지게 구성했다. 풋레스트와 가속페달이 똑같은 높이에 있다. 세미버킷타입의 시트는 옆구리까지 잘 감싸준다. 장거리를 가려면 10시10분 형태로 잡던 스티어링휠을 8시20분으로 바꿔 잡는다. 이때 왼 팔꿈치는 문짝 손잡이에 얹으면 되고 오른 팔꿈치는 콘솔박스 뚜껑의 각도를 조절해 맞추면 좌우균형을 정확히 유지할 수 있다.

계기반과 공조버튼들, 내비게이션과 오디오는 폴크스바겐의 여느 차종과도 동일하다. 다이얼 방식을 중심으로 한 구성은 편리하다. 계기반 중앙에 네모난 LCD 창에는 현재속도, 온도, 주행거리 등을 보여주는 트립컴퓨터가 들었다. 다만, 불만인 것은 한국에서 장착한 내비게이션이다. 시승차의 지도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는지 개통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방의 고속도로를 인식하지 못한다. 또, 지하주차장 등에서 밖으로 나오면 현재위치를 찾는데 시간이 걸린다. 국산 저가 내비게이션에서도 몇 해 전에나 보이던 오류다.

오디오는 아쉬움이 남는다. 5060만원의 가격에 어울리지 않는다. 자동차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노력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고급 음질을 뽑아낼 방안이 필요해보인다. 같은 E세그먼트의 아우디를 보면 답이 보인다.

2.0ℓ 디젤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주행성능은 대만족이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순간 연비는 20㎞/ℓ를 오르내린다. 아마도 고속도로 주행만 따지자면 평균 20㎞/ℓ는 충분해보인다. 시내주행에서는 ‘오토스타트&스톱’ 기능이 빛을 발한다. 신호등이 많아 자주 정차하는 상황에서는 연비를 보존하는 가장 효율적인 기능이다.

한가지 상충하는 옵션은 ‘오토홀드’ 기능이다. 차를 세우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옵션인데 오토스타트&스톱과 함께 작동할 수 없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시동이걸리고 시동을 끈 채로 유지하려면 오토홀드는 무용지물이다. 알 수 없는 옵션의 조합이다.

CC를 타고 서울에서 충청도 일대를 돌았다. 총 주행거리는 400㎞ 남짓. 평균연비는 17.3㎞/ℓ다. 주행거리의 7할이 고속도로인 것을 감안해도 좋은 성적이다. 또, 이 차는 사륜구동 옵션인 ‘4MOTION’을 추가한 모델이다. 공차중량에서 45㎏이 더해진다. 그래도 복합기준 공인연비가 15.1㎞/ℓ이니 장거리를 많이 다니는 상황이라면 좋은 선택이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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